[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가다](5)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광통신 등 광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클러스터로 육성중인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 건물 전경.
광통신 등 광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클러스터로 육성중인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 건물 전경.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광주클러스터는 생산과 교육·연구의 복합단지로 국내 유일한 광산업 집적화단지가 조성돼 있다.

 총 73만5000평 규모의 광주클러스터에는 광주과학기술원과 남부대 등 3개 대학과 한국광기술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연구센터 등 5개 연구기관, 230개 기업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7만8000여평의 광산업 집적화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현재 전체 기업의 47% 수준인 105개의 광산업체가 입주해 있다. 또 지난해 광주 전체 제조업의 13%인 2조8685억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했을 만큼 광주클러스터는 광주지역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광주클러스터를 세계적인 광산업 집적화단지로 성장·발전시키기 위해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단장 김영집)은 3단계 추진전략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1단계로 사업기반을 조성해 네트워크 구축과 산·학·연 협력사업을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또 2009년부터 2012년까지 2단계로 선도기업과 기술혁신 창출, 융합기술 개발로 혁신클러스터를 정착시키고 이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기업과 세계적인 브랜드 육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추진단은 지자체와 대학 및 연구소, 한국광기술원 등 기업지원기관, 기업체 등과 함께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니클러스터는 총 6개로 현재 177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전략산업 분야인 광산업에는 광통신부품 33명, 발광 다이오드(LED) 31명, 광 응용 24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관 산업 분야로 금형 30명, 전자부품 25명, 자동차 부품 34명이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이들은 운영위원회와 설명회·워크숍·포럼 등을 통해 애로사항 해소 및 정보공유의 장으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99개의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해 76개를 해결하고 78회의 네트워크 활동을 벌였다.

 광통신 부품 미니클러스터 총무를 맡고 있는 광통신부품업체 골드텔의 이재수 사장은 “회원사 간 애로기술 지도와 연구·개발 사업 정보교류, 친목 도모가 활발해지면서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동종 업종 간 제휴와 합병·인수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자연스럽게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올해 9만3000평의 LED밸리를 조성해 광산업클러스터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또 광주대·광주과학기술원·전남대·조선대 등 7개 대학, 5개 연구기관, 30개 기업이 참여하는 ‘광주첨단산학캠퍼스’도 설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광주의 전략산업인 자동차와 가전산업, 디자인 산업 등을 광기술과 융합해 장기적으로 광 컨버전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 지원을 위해 기술사업화 촉진과 선도기업 집중 육성, 전문투자 조합 조성 등을 추진하고 미니클러스터를 서브(하부) 클러스터로 확대해 산·학·연 협력지원사업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광주혁신 아카데미와 클러스터 문화행사 등 혁신문화 확산에도 주력하고 대덕특구와 해외 선진클러스터와 교류도 넓히는 등 올해를 ‘광주 클러스터 발전·확산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김영집 단장(44)은 “광주단지 특성에 맞는 사업을 수립해 선택과 집중의 원칙으로 효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특히 산·학·연·관이 서로 협력해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산업의 발전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LED밸리 조성

 광주시는 발광다이오드(LED)산업 육성을 위해 LED산업 집적화단지 조성과 각종 육성정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부터 광산업육성 2단계로 ‘LED 광원 및 광통신부품 산업 육성’ 사업을 마련해 추진중이다. 그중 핵심이 올해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추진단이 본격적으로 추진할 LED밸리 조성사업.

 LED밸리는 장기 미착공 산업용지로 방치됐던 첨단산업단지 내에 9만3000평 규모로 조성된다. 이 부지는 LG가 지난 2000년 6월 전자부품공장과 C형 간염진단시약 등의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271억원에 매입했으나 생산라인 해외 이전 등으로 공장 착공을 미뤄 15년 이상 방치된 땅이다.

 시와 추진단은 LG 측으로부터 이 부지를 환수한 뒤 LED밸리로 조성하기 위해 건교부에 개발변경승인을 요청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 도로와 통신·가스 등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350억원이 투입되는 LED밸리에는 LED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부품업체 등이 집중 유치된다. 평당 분양가는 45만원 선이며, 올 하반기부터 기업 입주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추진단은 75개사의 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도권 등 다른 지역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LED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기술지원 및 조세감면’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10억원 이내의 시설자금과 3억원 이내의 운전자금을 지원하고 3억원 이내의 경영안전자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시는 한국광산업진흥회와 함께 2008년까지 82억원을 투입해 LED 시범거리를 조성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 3단계로 나눠 총 1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야간경관 조명 등 LED 시장 개척 및 특화도시로서 위상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기고-산·학·연 네트워크가 클러스터 성공의 열쇠

:김영집 광주단지혁신클러스터 추진단장 bigbenkim@e-cluster.net

 국가산업단지의 혁신클러스터 추진 정책이 실행된 지 1년쯤 되어 가고 있다. 클러스터 정책은 초기단계 사업이다. 그래서 성과에 의한 평가가 아직은 어렵다. 현 단계 클러스터사업은 네트워크 형성을 중심으로 하는 도입기 수준 정도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부분은 지난해 47개의 미니클러스터에 1557개 기업, 426개 대학, 92개의 연구소와 150개의 지원기관이 참여해 공식적 교류회만 1527회를 실시해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연구개발(R&D), 경영마케팅 지원 등 568건의 과제를 선정해 클러스터로 덕본 기업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지역 차원에서 혁신적 성과를 거둔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그 원인으로 클러스터 사업의 절차가 복잡하고, 추진단에 재량권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소프트웨어사업에 국한된 작은 예산으로는 큰 사업을 할 수도 없고 거기다 20여개의 세분된 과제에 대한 예산 집행분산으로 지역특성화나 중핵기업 육성 사업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클러스터 추진단이 정부지원 연구소나 지원기관들에 대해 사업조정 역할을 하기 어려워 정부정책사업과 지역사업을 연계시키는 것도 만만한 환경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현재 산업단지의 혁신클러스터 추진방식은 정부 주도에 의한 위로부터의 혁신 성격이 강하다. 이를 각 지역의 대학 및 기업체가 주도하는 내생적 혁신방식으로 바꾸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의 예산집행 재량권을 넓히고 평가는 엄정하게 하는 미국방식으로 전환해가야 한다.

 둘째, 정부가 지원하는 각 기업지원기관 간 교통정리도 시급하다. 정부가 각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하며, 중복의 경우 기관 간 통합도 해야 한다. 또 정부가 지원한 R&D 예산이나 장비시설 등에 대해서는 협력이 의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고 클러스터사업에 대한 참여지도를 통해 산·학·연 협력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클러스터 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셋째, 클러스터가 시장의 동향을 적극 관찰하고 시장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경영지도를 하는 신축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시장상황이 매출과 창업 고용 등을 일으킨다. 시장과 속도에 적응하도록 실시간대 정보전달체계와 유연한 시스템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클러스터의 성공은 네트워크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아인슈타인은 ‘E=mc²’라고 했는데 클러스터의 힘(Energy)은 산업단지의 기업체의 양(m)에 산·학·연 간 커넥터(connect) 빈도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혁신주도 경제에서는 기업수도 중요하지만 산·학·연 간 혁신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적 환경개선과 더불어 각 클러스터 추진주체의 네트워크를 촉진하는 리더십이나 열정적인 노력이 절실한 때다. 광주추진단은 네트워크의 확장, 빈도 수 증가를 통한 창업과 매출증가에 집중해 광산업과 금형산업 클러스터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