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설비투자 경제회생의 시발점 되길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해 최소 8조원대를 생산라인 확충과 연구개발 등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이 미래 유망산업인 디스플레이 분야의 주도권을 경쟁국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연구개발과 설비 확충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면 고용창출과 내수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게 시급한 현안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동안 우리 경기가 위축되면서 청년층 고용불안이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번 투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가 처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투자가 경제회생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LG필립스LCD는 라인 확충과 클린룸 설비 등에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많은 금액인 4조2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LCD총괄은 2조3700억원을 투자해 5세대와 7세대 라인을 확충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도 1조5000억원을 들여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4기 라인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건설 및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LG전자는 PDP 패널과 PDP 모듈 분야 시설에 2820억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평판 디스플레이(FPD) 분야 세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늘리고 연구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같은 투자비 확대는 긍극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만약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볼 경우 국내 기업들은 일본이나 대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시장도 해마다 성장하는 추세다. 세계 FPD 시장은 오는 2007년까지 연 평균 14%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성장과도 연결된다.

 우리 기업들이 연초부터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는 일이다. 물론 이 같은 설비투자가 당장 우리 경제를 회복시킨다고 불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투자를 확대할 때 경제 회복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기업들의 투자확대는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것이다. 그런만큼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투자확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면 이것이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것이고 일자리 창출과 내수회복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선 기업들은 투자확대와 함께 기술혁신과 기술의 글로벌화에 앞장서야 한다. 남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화를 이뤄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그러자면 핵심 기술인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품질과 가격에서도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첨단 분야일수록 기술유출 방지에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이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외부로 흘러나가면 해당 기업한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속적인 기초기술 개발 노력과 원천기술 확보만이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정부도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주고 투자 의욕을 북돋워줘야 한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투자확대 여건이 조성되고 이것이 모든 기업으로 확산될 때 우리 경제는 회생의 힘찬 날갯짓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