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름다운 사람이 만드는 `아름다운 제품`

요즘 제조현장은 전쟁터와 같다. 다소 거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가 죽느냐 사느냐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외부 위험에 대처하는 게 미숙하고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에 노출돼 있는 중소기업의 제조현장은 매일매일이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인건비 경쟁에서 밀리는 제품들의 생산기지는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값싼 중국으로 이동한 상태다.

 이처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아름다운 제품이란 외관이 화려하기보다는 고객으로부터 품질·납기·가격 등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말한다. 내가 근무하는 업체를 예로 들면 높이나 길이 등에서 최소 수치를 기록하고 고해상도를 가진 휴대폰 및 디지털카메라용 렌즈를 고객이 원하는 적시에 공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아름다운 제품 이전에 선행돼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아름다운 사람이란 제품과 마찬가지로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공정 공정마다 애정 어린 손길로 다루어 완벽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예술계에서 최고의 경지를 일컫는 마에스트로와 비슷한 개념이다. 완벽한 제품이 아니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아름다운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업의 책임으로서 급여 수준, 복지시설, 작업환경 등에서 최고의 제조현장을 조성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물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장환경, 나날이 커지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속에서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그들을 친구나 형제처럼 생각하고 항상 무엇을 해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렇듯 회사가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든 제품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 될 것이며, 아름다운 중소기업 제조현장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 중소기업은 더욱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박상주 디오스텍 생산총괄이사 tsang@dios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