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지상파DMB에 유별난 애정을 보이는 이유는?’
정통부가 근래 들어 지상파DMB 조기 활성화와 해외 진출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는 배경에 대해 그 나름대로 이유를 제시해 관심을 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지난 연말 이례적으로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지상파DMB폰을 유통하도록 ‘으름장’을 놓은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각국을 돌며 활발한 비즈니스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여간 정통부 공무원들이 지상파DMB 시연 및 협력을 논의한 곳만 해도 멕시코·영국·말레시아·중국·인도 등 5개국에 달한다.
정통부 측은 이 같은 애정(?)에 대해 한마디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을 주고, 또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IT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휴대폰 산업은 저가 수요 증가와 과열경쟁에 따른 가격하락 등 경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가트너에 따르면 휴대폰 평균 판매가는 지난 2004년 175달러에서 지난해 169달러, 올해는 167달러로 꾸준히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큰 폭의 수출 감소를 겪고 있다.
김준상 방송위성과장은 “지상파DMB 서비스 자체에 목을 맨다기보다는 휴대폰 산업에 성장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며 “세계 주류로 자리매김할 경우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 휴대이동방송 시장은 노키아의 ‘DVB-H’와 퀄컴의 ‘플로’가 가세해 향후 국내 지상파DMB와 주도권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정통부가 지상파DMB 수출과 더불어 올해 세계표준화기구(ITU)에 기술규격을 표준으로 상정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과장은 “휴대폰 중심의 휴대이동방송 기술은 앞으로 노키아·퀄컴과 함께 지상파DMB 진영으로 나뉠 것”이라며 “우리가 손 놓고 있으면 앞으로 휴대폰 시장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통부가 통신사업자에게까지 으름장을 놓으면서 ‘방송’인 지상파DMB 조기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데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