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일(현지시각) 개막돼 26일까지 열리는 제20회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디지털 방송사의 새로운 획을 긋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첨단 디지털기술대회의 경연장이기도 한 이번 올림픽의 기술적 초점은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홈엔터테인먼트 활용 및 모바일 방송 환경의 실질적 검증에 맞춰져 있다. 각국 방송사가 대거 디지털 방송을 준비중이며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한 방송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8개국에 불과했던 초고속 인터넷 방송 국가는 무려 20개국으로 늘어난다.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은 생중계를 계획할 정도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해 생중계 및 녹화 중계를 준비할 정도여서 첨단 디지털미디어 기기의 활용과 적용 확대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대회보다 뜨겁다.
◇주요 경기중계, 온라인 다운로드 가능=미국의 NBC방송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바이브’를 내놓은 인텔과 손잡고 첨단 디지털 기법으로 경기를 중계한다. NBC 유니버설의 6개 채널이 총 동원된다.여기에는 NBC HD, 유니버설 HD,MSNBC, CNBC, 텔레문도 등도 가세한다. NBC가 중계하는 경기 장면은 ‘NBCOlympics.com’을 통해 웹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주요 경기 비디오 클립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영국의 BBC도 기존 BBC 2 채널 외에 디지털 방송과 스포츠 웹사이트 등을 동시에 활용, 5개 채널로 500시간 동안 디지털 방송을 하기로 했다. 디지털 중계 프로그램은 하드디스크에 수백시간 분량의 경기파일을 저장할 수 있어 언제라도 가슴 벅찬 명장면을 다시 찾아볼 수 있고 아이팟 같은 휴대형 기기로도 파일을 전송할 수도 있다.
◇생방송도 정지후 되살려=인텔 바이브 기술을 채택한 NBC 방송의 경우 디지털 파일 전송 기능 뿐 아니라 생방송 중에도 일시 정지가 가능한 ‘타임 시프트 레코딩’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경기 뿐 아니라 과거의 방송과 에피소드 등도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나간 내용을 다시 보기 위해 ‘Fast Forward’ 기능 대신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부분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피겨스케이팅의 그림같은 하일라이트를 보기 위해 경기 내내 TV 또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 않아도 된다. 이메일이나 블로그를 통해 친구들과 TV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클립을 드래그함으로써 휴대용 기기에 옮겨놓을 수 있다.
◇ 해결 과제=사상 최대의 디지털 올림픽이 될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기술은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디지털 파일 재생보다 다운로드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30분짜리 방송의 경우 가정에서 브로드밴드와 연결하려면 몇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NBC가 제공할 올림픽 비디오 클립은 10분 분량의 용량이 225MB 가량된다. 이같은 한계는 향후 비디오 압축 기술 발전을 통해 풀릴 전망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