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콘텐츠미래포럼 좌담회]"컨버전스 시대에는 콘텐츠웨어가 먹거리"

[한국디지털콘텐츠미래포럼 좌담회]"컨버전스 시대에는 콘텐츠웨어가 먹거리"

한국디지털콘텐츠미래포럼(의장 조영주)이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피코크룸에서 ‘컨버전스시대 도래에 따른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 방안’을 주제로 좌담회를 9일 개최했다. 정부 정책 담당자, 네트워크, 단말기, 콘텐츠, 소비자 등 각계를 대표한 참석자들은 콘텐츠산업이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이들간의 융복합(컨버전스)에 따라 IT산업의 꽃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IPTV 등 새로운 디지털매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그것에 실리는 디지털콘텐츠도 급속도로 성장·발전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방송간 융합(컨버전스)이 가속화되면서 콘텐츠는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는 형국이다. 각 분야의 고민이 어떤 것이고, 앞으로 미래 콘텐츠산업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차근차근 짚어 보자.

◇고현진 원장= 우선 기술적 준비 정도에 있어서 인프라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케이블, 유·무선통신 등 모두가 ‘레디’ 상태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플랫폼과 단말기에 실릴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준비이다. 매체·단말기별로 킬러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게임·음악·동영상 등 일부에 국한됐던 콘텐츠도 e러닝, u헬스 등으로 진화·발전하기 시작했다.

 ◇윤종록 부사장= 지난 100년간과 그리고 지난 10년, 향후 10년간을 나누어볼 때 지난 100년간 인프라에 실려 운반된 것은 음성(휴먼보이스)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0년 동안 데이타로 옮겨 졌다. 그리고 앞으로 10년간은 가치(벨류)가 운반될 것이다. 가치는 곧 콘텐츠와 연결된 것이다. 지금 인프라를 지배하는 것이 데이타 같지만 10년후에는 데이타 차원을 넘어서 벨류 그 자체가 전달될 것으로 본다. 보안, 서비스만족도(QoS)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가치를 옮기는 산업이 될 것이다.

 ◇형태근 국장= 콘텐츠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애플리케이션-단말’ 등 3개부문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콘텐츠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더욱 그렇다. 정부가 지난 98년도에 초고속망을 ADSL 방식으로 결정하면서 차(콘텐츠)들이 오갈 수 있는 고속도로가 깔린 셈이다. 콘텐츠시장을 너무 종속변수로만 생각했던 것도 이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e러닝, e커머스 등 새로 개척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양덕준 사장= 앞으로 100년 먹거리를 위해 어떤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방향을 정했는데, 그것은 하드웨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프트웨어도 아니었다. 바로 ‘콘텐츠웨어’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이다. 하드웨어와 콘텐츠는 상호 보완하면서 동반 진화하는 관계에 있다. 앞으로 1조 달러에 달하는 컨버전스 시대가 올 것이다. 콘텐츠가 이제 유선의 한계를 벗어나 무선에서 대용량을 보낼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와이브로 등이 새로운 혁명을 불러 올 것이다.

 ◇강정화 총장= 장비·인프라 측면에선 수준급에 올라 있다. 하지만 콘텐츠는 아직 그 수준을 못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 얹고, 어떤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게임을 예로 들자면 산업적으로 커가는데는 전혀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꼭 누구를 죽이거나, 빼앗아와야 되는 구조이다. 내용적인 진화가 덜 됐다는 것이다.

 ◇김남주 사장= 디지털콘텐츠가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속도에 발맞춰 발전해야한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소비자는 과거 인터넷 초기처럼, 서비스나 제품이 나오면 무조건 따라오지 않는다. 소비자의 목적에 부응하지 않으면, 제품도 퇴출된다. 미국이나 일본이 지금의 콘텐츠 세계 최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생산자·소비자의 역할도 있었지만 환경적 요인이 컸다고 본다. 우리도 어떻게 보면 ‘빨리빨리’ 문화가 콘텐츠 변화·발전을 이끌고 있다. 하드웨어만 팔고,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금의 콘텐츠산업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

 ◇사회= 기술 발전이 새로운 콘텐츠를 꺼집어 내는 순서로 가고 있다. 기존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콘텐츠가 생겨나고 있다. 컨버전스가 생활의 윤택함으로 이어지고, 콘텐츠가 그 생활을 장식하는 방향으로 인류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장 기회가 더 커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윤종록= 그동안 우리 경제를 IT가 붐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는 IT가 중심에서 다이내믹하게 돌고 그 주변의 다양한 산업과 접목하는 것이 과제이다. IT가 자동차와 결합하고, IT와 도시개발·건축 등이 결합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IT가 가치 밸트의 핵심에 있다. 엔터테인먼트산업도 그래서 IT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자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 있어 IT는 핵심 그 자체이다.

 ◇양덕준= 와이브로, DMB, IPTV 등 전에 없던 콘텐츠 전송 수단이 등장하고, 생활환경도 완전히 바뀌고 있다. 매체의 융합과 함께 콘텐츠의 다양화는 바꿀수 없는 문명의 흐름이다.

 다양화가 생명인 콘텐츠에 있어 대기업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모든 것을 다 끌고와서 혼자서 하려다 고난을 겪고 있는 소니가 이를 잘 말해준다. 한 조직이 여러가지 문화를 동시에 가질 수 없듯, 한 기업이 모든 분야에 경쟁력을 차지할 수는 없는 시대다. 지혜로운 제휴가 필요합니다.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이 향후 디지털콘텐츠산업 업그레이드에도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형태근= 한국이 IT컨버전스의 중심에 설수 있는 것은 가장 잘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산업이 많이 성장은 했지만 인프라 컨버전스 속도에 발 맞추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일 정도로 영세하다. 정부는 M&A펀드 등을 조성, 운영함으로써 콘텐츠산업 생태 환경을 개선시키는데 힘쓸 것이다. 또 공유기반 시설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네트워크에서 단말까지 모두 갖춰, 업체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해외에서 운영중인 ‘i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대기업 중소기업간 상생 협력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들을 꾸준히 밀어붙이겠다.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적인 글로벌 콘텐츠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세계 어디에도 뒤지지않는 인프라 위를 오갈 세계적 콘텐츠를 만드는데 정부·업계·소비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

 ◇고현진= 변화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 과거의 비즈니스모델만으로 계속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요소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의 역량이 올라가야,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역량도 올라 간다. IBM은 현대 가서도 영업을 하고, GM 가서도 영업을 한다. 또 포드의 생산력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어떤 대기업이 성공 못하면 다 무너지는 꼴이다. 콘텐츠를 진짜 ‘돈’되는 산업으로 키우는 길은 수출 밖에 없다. 그 수출을 늘리는데 있어 대기업·중소기업은 함께 힘을 합쳐야한다.

 ◇사회= 오늘 같은 각계의 생산적인 의견이 콘텐츠산업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에 감사드린다.

  정리=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