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성공단의 옥에 티

김준배

 기획예산처 지원으로 지난 8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그곳을 찾은 순간 크게 두 가지에 놀랐다. 정확히 말하면 고무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접근성이다.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에서 자동차로 1시간 20분 정도 달리니 도라산에 도착했고, 남북한 출입국관리사무소(CIQ) 통과 후 차로 5분가량 더 달리자 개성공단에 다다랐다. 이동시간만 따지면 1시간 30분도 안 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또 하나는 생산현장에서 느꼈다. 처음엔 북한 근로자를 멀찌감치 지켜보고 대화도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북한 정부 관계자들이 동행했지만 어떠한 통제도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좋은 모습을 많이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진출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원 등 방문한 3개사 관계자는 하나같이 북한 근로자에 대해 ‘성실하고 열심’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성공단 진출에 매우 흡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옥에 티’가 보였다. 바로 인터넷 환경이다. 행정부서뿐만 아니라 생산현장 사무실에 PC가 있었으나 인터넷은 연결돼 있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인터넷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인프라를 깔 수 없다”며 “현재 북한과 협의중이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인터넷이 이미 생활 깊숙이 파고든 우리 임직원에게는 상당한 불편일 수밖에 없었다. 수출 제조사인 삼덕통상 관계자는 “e메일이 안돼 팩스를 이용중”이라며 “컬러이미지 등은 샘플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모 업체 30대 중반 대리도 “인터넷이 안 돼 갑갑한 것이 사실”이라며 “거의 매일 푸념으로 건의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는 15개사며, 남한에서 파견된 인력은 약 400명이다. 개성공단사업지원단 측은 내년까지 입주사를 현재의 20배인 300개사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원대한 목표에 ‘인터넷’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남북 양측의 더 깊은 이해와 노력을 당부한다.

개성(북한)=경제과학부·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