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공중전화 요금 조정을 두고 속앓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요금을 시·내외 구분없이 100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준비해 왔지만, 인가 기관인 정통부는 여전히 ‘좀 더 강력한 경영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고민은 시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점점 더 다가온다는 점이다. KT 측은 시·내외 구간 폐지 등으로 시외전화 이용 고객은 혜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시내전화 요금이 70원에서 100원으로 조정되는 만큼 ‘요금 인상’ 성격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수탁업무를 맡고 있는 KT링커스에 대해 임금삭감을 포함한 공중전화 사업 개편을 진행토록 독려하는 등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며, 해가 바뀌면서 요금 조정안을 정통부에 제출할 시기를 저울질해 왔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지자체 선거를 넘겨야할 판이 됐다.
KT를 답답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올 초 결정된 10원짜리 동전 교체 문제다. 현재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주화 교체에 합의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중이다. 만일의 하나 요금 조정이 주화 교체 후에 이뤄질 경우에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27만대 공중전화 중 동전을 사용할 수 있는 단말은 4만5000대. 이 가운데 투입구와 주화 선별기 부분을 바꾸는데 드는 비용은 약 4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KT 측은 “주화 교체가 어쩌면 요금조정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간발의 차로 추가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단 KT는 KT링커스의 경영합리화 개선을 더욱 독려하고 있으며, 요금 조정안 제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KT링커스는 이달 말께 공중전화 인력을 신규사업인 보안 영역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또 전화 수리 및 텔레캅 출동 업무를 맡고 있는 자회사를 한 개 더 신설해 신규사업을 강화하고, 또 본사 인력을 줄이는 효과를 올리는 등 추가 경영합리화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KT링커스의 공중전화 매출은 1055억여원. 기간통신사업자들로부터 보전받게 되는 보편서비스 손실금은 2004년도와 동일한 447억원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