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 곤조디지메이션홀딩스(GDH)는 자본금 5억원을 투입해 한국 자회사 GK엔터테인먼트(대표 강태룡)를 설립하고 우수 인력 확보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부천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에 입주하는 GK엔터테인먼트는 50명의 애니메이션 전문 기획·제작인력을 확보하는 대로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GDH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곤조’와 온라인게임 배급사 ‘곤조로소 온라인’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전방위 콘텐츠비즈니스를 전개중인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 제작·라이선싱 전문그룹. 마니아 중심의 하드코어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곤조’와 아동용 애니메이션 중심의 ‘곤지노’에 이어 한국의 우수한 3D 애니메이션 전문인력을 활용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목표로 GK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는게 GDH의 설명이다.
GDH는 올 한해 GK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국에서 우수한 애니메이션 제작 스태프를 육성해 제작역량을 키우고 본사와의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한 후 내년부터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GK엔터테인먼트의 사업이 안정화되면 중국 현지회사도 설립해 한중일 공동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검토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대형 콘텐츠그룹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함에 따라 애니메이션 창작인력 고용 창출효과는 물론 일본의 우수한 기획력과 제작 프로세스를 도입해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고도화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GK엔터테인먼트가 일본 곤조에서 나오는 연간 40억원 규모의 애니메이션 하청물량을 독식하고 국산 애니메이션 업체 우수인력을 빼가는 역효과를 나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GDH는 단순 하청기지로 한국 자회사를 설립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일본 곤조 재직중 GK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부임한 강태룡 사장은 “단순히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한 목표라면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했을 것”이라며 “GDH가 포화상태인 일본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전략의 핵심으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면서 사업을 추진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