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텐츠를 DVD 등으로 출시하는 시기를 유예하는 이른바 ‘홀드백’의 붕괴가 오프라인 판권 시장에서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사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대표 이현렬), 브에나비스타(대표 임혜숙) 등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사들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들이 통상 6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두었던 DVD 출시시기를 3개월∼4개월로 앞당기고 있다. 한국 영화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영화를 중심으로 개봉과 동시에 DVD 및 비디오를 출시하는 홀드백 붕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직배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영화 개봉에 따른 극장 수익 후 부가 판권 수익으로 정례화됐던 영화 콘텐츠의 오프라인 판권시장의 구조가 급속히 붕괴될 전망이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영화 콘텐츠의 불법복제가 만연해 있는 판권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홀드백 붕괴는 자연스럽게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해리포터 시리즈 4탄 ‘해리포터와 불의 잔’ DVD를 오는 3월 출시한다. 지난 연말 개봉했던 해리포터와 불의 잔 DVD 타이틀이 3월에 출시되면 3개월 만에 DVD로 출시되는 셈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워너브러더스코리아로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개봉 후 3개월만에 DVD타이틀을 출시하게 되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보다는 약간 늦게 개봉하는 지방의 소규모 극장이 최대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 DVD 출시 시기를 개봉 후 6개월을 고수해 왔으나 DVD 출시를 통한 판매가 원활해지는 게 더욱 낫겠다는 판단으로 인해 조금씩 DVD 출시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브에나비스타홈비디오도 최근 들어 6개월의 홀드백 기간을 3개월∼4개월로 앞당기고 있다. 브에나비스타는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나니아연대기’의 DVD 타이틀을 4월에 출시할 에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리틀’의 DVD타이틀은 5월, 지난해 11월 개봉한 ‘플라이트플랜’의 DVD 타이틀은 오는 22일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제작 배급업체들은 불법복제 등을 막기 위해 극장 개봉과 동시에 DVD 및 온라인 판권까지 출시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홀드백 붕괴에 따른 영화 유통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