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아케이드게임 "일본서 잘 나간다"

일본의 한 매장에 설치된 한국산 아케이드게임기 ‘공룡왕’에 일본 어린이 및 고객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몰려든 모습.
일본의 한 매장에 설치된 한국산 아케이드게임기 ‘공룡왕’에 일본 어린이 및 고객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몰려든 모습.

국산 아케이드게임이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청소년 게임기 개발사인 디게이트(대표 김영국·사진)는 자사와 넷돌(대표 노정태)이 공동 개발하고 손오공이 국내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아케이드게임기인 ‘공룡왕’이 지난해 9월 일본시장에 출시된 이후 총 4000여대 가량이 판매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사행성이 높은 성인용기기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서 해외에서 국산 청소년 게임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공룡왕은 공룡간의 격투대전과 카드게임의 요소를 결합시킨 3D 아케이드 게임으로 게임기에서 배출된 카드를 게임기에 스캔하면 모니터상에 자신의 공룡 캐릭터 및 공격기술, 필살기술 등을 구현, 대전을 벌이는 게임이다. 디게이트는 이러한 추세로 볼때 연말까지 일본시장에서만 6000대 가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일본에 수출된 국산 아케이드게임기로서는 최대이다. 또 부가적으로 판매되는 카드 판매량도 지금까지 2000만장에 달해 카드 판매에 따라 로열티가 추가되는 점을 감안해 볼때 상당한 수입이 기대된다고 디게이트는 설명했다.

 이같은 일본 시장 성공은 게임기가 카드 수집을 선호하는 일본 청소년의 취향을 잘 파고 든데다 일본 유력 게임업체로 공룡왕의 해외 배급권자인 타이토(Taito)의 적극적인 마케팅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게이트는 타이토사와 함께 4월 중에 중국어 및 영어권 시장에 초도물량으로 2000대 가량을 풀고 연말까지 4000대 가량을 판매키로 했다. 공룡왕은 연말까지 1만대 가량을 해외에 수출할 것으로 보여 현재 중남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댄스게임기 ‘펌프잇업’을 이어 해외에서 히트를 기록하는 국산 아케이드게임기로 등극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외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물량은 400여대로 저조한 편이다. 이는 대부분의 국내 오락실이 성인용게임기에만 투자하고 일반 청소년게임기 구입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백화점과 할인점 등 일반 매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일반 매장은 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기를 2대만 설치할 수 있어 시장 확대는 제한이다.

 김영국 사장은 “국내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다행히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국내 아케이드게임기 시장의 왜곡된 형태를 개선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