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모 기관장에 대한 기대

김준배

 작년 말 공모를 통해 선임된 손영복 한국기술거래소 사장이 본격 업무에 들어가면서 기술거래소의 향후 사업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거래소는 산업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올 예산만 작년보다 100억원 이상 늘어난 300여억원을 배정받았다.

 당연히 손 사장 취임 후 기술거래소의 행보는 관심사다. 최근 정부 연구개발(R&D) 성과물의 상용화 실적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올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게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공모를 통해 선임된 손 사장의 생각에 따라 거래소의 사업 방향이 크게 좌우되는만큼 그의 구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기술거래 및 사업화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들도 거래소의 사업 방향이 자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경이 곤두서 있다. 게다가 거래소가 기술금융 쪽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해 보자는 차원에서 기자는 여러 차례 손 사장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한사코 인터뷰를 미뤘다. 업무 파악과 향후 전략 수립 때문이란 설명이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아직 전략을 짜는 단계여서 인터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솔직히 의외였다. 기술거래소가 비록 공무원 조직은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자금(국민의 혈세)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정부 산하기관이란 점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언론의 요청에 최대한 응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직접 비교대상은 안 되겠지만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는 취임 사흘(토·일을 빼면 하루) 만인 13일 국회 업무보고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김 부총리가 만일 ‘업무파악이 안 돼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면 어떠했을까.

 손 사장은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정부 인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 자리에 민간 전문가로 뽑힌 것이다. 그래서 기대감이 높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 관계자도 “정부에서 전혀 개의치 않은 완전 공모 결과”라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만 일했던 인물이 공공기관에서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여러 곳에서 주목하고 있다. 손 사장이 성공한 공모 기관장으로 남기 위해, 좀더 개방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경제과학부·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