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진정한 SW강국을 꿈꾸며-](https://img.etnews.com/photonews/0602/060216015957b.jpg)
지난해 말 정통부는 소프트웨어(SW) 산업발전 전략보고회에서 SW를 키우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의 코드를 IT코드에서 SW코드로 바꾸겠다고 하면서 국내 SW산업 발전에 커다란 관심을 표명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 같은 변화는 옛말에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어야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찾게 된다는 이치인데, 눈에 보이는 산업인 자동차·조선 그리고 IT 등을 통해 숨가쁘게 먹을거리를 키워왔던 나라로서 이 먹을거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한 차원 다르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SW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조선·자동차를 만드는 나라 중 선진국이 아닌 나라는 있지만 SW를 만들고 공급하는 나라치고 선진국이 아닌 경우는 없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SW가 얼마나 고부가가치면서 단순한 제품의 판매가 아닌 거래관행·문화 등이 복합적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앞으로 산업 융·복합화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새로이 생성되는 산업에서 헤게모니를 잡으려면 SW산업의 집중 육성과 발전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애니콜만 하더라도 약 10년 전에는 내수시장에서도 마이너 제품이었다. 모토로라 브랜드가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였다. 삼성전자는 한국처럼 산악이 많은 곳에 적합한 한국형 이동전화기라는 컨셉트를 갖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고 당시 정부는 CDMA라는 이동전화에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GSM에 절대 열세이었던 한국의 제조업체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제조업체가 됐다.
SW산업 발전은 어찌 보면 이보다 더욱 지속적이면서 총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한국 IT 인프라가 워낙 잘 돼 있고 이 인프라 위에서 활동하는 SW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한국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끌어내주기 위해서는 물을 퍼올리기 위해 바가지에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하듯이 처음에 물을 부어주는 작업이 필요한데 때마침 정부가 IT 839 전략에 새로운 SW산업을 추가하고 이를 국가 기간인프라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이 정책의 틀을 바탕으로 IT 인프라 환경구축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중소업체의 IT투자를 법·제도적 그리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나아가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국산 솔루션을 사용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한 예로 기업이 업무용 SW 도입시 세계적으로 알려진 외산 SW를 구매하게 되면 SW 도입에 따른 현업부서의 업무 변화시 저항이 적고, 프로젝트가 잘못되었을 때 문책이 적을 수 있다. 이에 반해 국산SW를 채택하면 실무자가 많은 위험부담을 안게 되는 일이 왕왕 있어서 기능과 가격면에서 절대 우수한데도 부득이하게 위험회피 차원에서 외산 솔루션을 비싼 가격을 주고 사는 일이 많다. 이에 대비, 특히 공공기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국산 솔루션을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SI업체의 대형화와 미래지향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대형 SI업체는 연매출 2조원을 넘기고 있고 중소 전문 솔루션 업체와 상생을 약속하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
그동안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1인당 월 매출액이 솔루션 포함, 600만∼700만원을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이 땅의 2000개가 넘는 중소 애플리케이션 업체의 현황이다. 그래도 많은 업체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주일을 보내고 여관비를 아끼려고 찜질방에서 선잠을 자면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땀과 눈물을 바치고 있다. 직접 개발한 솔루션을 사용해주고 있는 고객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사용하게 될 더 많은 고객을 얻기 위해 노력중이다.
우리의 밤잠 잃은 노력과 정부의 고민 어린 정책이 시장 활성화와 고객 창출로 이어져 이 땅 SW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IT강국에서 SW강국이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한학희 매트릭스투비 사장netsara@matrix2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