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리눅스 산업발전 위한 제언

[열린마당]리눅스 산업발전 위한 제언

북유럽 핀란드의 한 대학생이 재미삼아 리눅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공개해 전 세계 개발자의 관심과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냈다.

 리눅스가 처음 인터넷에 공개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지나온 시간보다도 훨씬 많이 성장한 리눅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오늘날의 리눅스가 유명세를 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90년대 초, 레드햇이라는 리눅스 전문회사가 생기면서 리눅스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열었다. 중반에는 아파치라는 웹서버용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리눅스의 안정성이 알려지면서 웹서버용 운용체계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 리눅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다. 웹서버용 운용체계로서의 리눅스는 90년대 후반에 불기 시작한 닷컴 붐에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수많은 리눅스 기업이 생겨났고 닷컴 기업과 함께 고도성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 거품이 꺼지면서 리눅스 진영에도 찬서리가 내렸다.

 오픈소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많은 리눅스 회사가 리눅스에서 다른 아이템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개발 커뮤니티는 비즈니스 모델과 무관하게 리눅스의 기술과 성능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작년 한 해 리눅스의 화두는 성공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이었다. 커널의 메이저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지원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화는 고가용성을 실현했고 통신기간시스템, 금융권 등의 핵심 업무 분야에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

 또 리눅스 비즈니스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 기초를 만든 한 해였다. 대기업의 리눅스 사업화 지원이 눈에 띄었으며, 이는 소규모 업체가 중심이 되어 진행됐던 과거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한번의 실패로 쉽게 사라져 버리는 소규모 업체 중심 구조로 진행됐던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리눅스는 확실하게 차별화된다.

 정부의 공개 소프트웨어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고무적이었으나, 때로는 정부예산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 실효성과 방향성에 논란과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정부가 공개SW 발전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공공사업이 아닌만큼 정부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권한과 책임은 민간 회사 몫임을 업계는 명심해야 한다. 국내 리눅스 산업이 성숙 단계에 오르지 못해 업체의 경쟁력은 약하지만 정부는 산업 기반을 형성하는 조력자 역할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기관은 민간업체와 경쟁관계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 작은 정부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된 얘기가 됐고 이는 리눅스를 포함한 모든 산업분야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특히 리눅스 분야에서, 누구나 오픈소스에 대한 접근 권한은 있지만 책임을 수반하는 사업적 권리는 민간업체에 있음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 한·중·일 민간 회사는 아시아눅스라는 프로젝트를 3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 3대 리눅스 배포판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한 기술적·사업적 체계를 확립했다. 이제는 그 범위를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할 태세다. 멀리 아프리카에서도 아시아눅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를 표명해왔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공개 소프트웨어로 사회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국내에 아시아눅스가 있었기에 국가적인 대형 플랫폼 구축 사업에서도 해외로 외화 유출을 방지할 수 있었다.

 올해 리눅스의 주요 이슈는 가상화 구현이 될 것이다. 리눅스 기반의 가상화시스템은 물리적으로 집적되어 단순해지게 되고 자원의 사용과 효율성을 개선시킨다. 이보다 한 단계 발전된 향후에는 물리적인 제한을 넘어 네트워크상에서 분산된 시스템과 자원에 대한 가상화가 이루어진다. 리눅스가 이러한 획기적인 개념을 현실화하고 있다. 리눅스의 기술적인 발전은 부단히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올 한 해, 발전된 리눅스 기술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정부 정책과 성숙한 업계 모습을 기대한다.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danielcho@haan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