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들어 내놓는 것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이 요즘 외부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또 하나의 ‘국내 최초’ 게임이 있다.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비디오게임기 ‘X박스360’용 게임인 ‘나인티 나인 나이츠(N3)’다.
지난 2004년 국내 최초의 X박스용 타이틀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를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 사장이 이번에도 역시 국내 게임 개발사로선 최초로 ‘X박스360’에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완성작이 나오기까지 까다롭기로 소문나 있는 MS게임스튜디오의 단계적 품질 검증을 거치기 위해 그는 요즘 개발스튜디오 법인 격인 블루사이드에서 숙식을 떼울 정도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X박스360’의 국내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 오면서 그가 만들고 있는 ‘N3’의 진척도에도 국내외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3’는 지난해 9월 일본 도쿄게임쇼(TGS)에서 판타그램과 일본 큐엔터테인먼트간의 한일 합작프로젝트가 공표된지 7개월여 만인 오는 4월 일본에서 세계최초로 출시될 예정이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현재까지 개발공정의 80∼90%는 끝낸 셈이다.
이 사장이 개발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N3’ 작업장인 블루사이드 스튜디오는 요즘 외국 개발자와 한국 개발자가 뒤섞여 흡사 다국적기업의 모습을 방불케한다.
‘N3’ 공동 개발회사인 큐엔터테인먼트의 일급 개발자들이 벌써 수개월째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짬짬이 미국 MS 본사 프로그래머들까지 몰려 들어 3개국어 통역이 필수인 개발환경이 된지 오래다.
‘스페이스채널5’, ‘루미네스’ 등의 게임으로 유명한 큐엔터테인먼트의 수석 디렉트 미즈구치 테치야는 이상윤 사장을 일컬어 “눈에 불을 켜고 개발하는 하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잠도 잊은채 하루 같이 개발작업에 몰두하는 이 사장을 빚댄 말이다.
이상윤 사장은 꼭 10년전 판타그램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다짐했던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그때의 다짐이 바로 ‘세계에 팔리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전세계적으로 50만장 가량이 팔려나간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어더즈’, ‘킹덤언더파이어:히어로즈’에 이어 ‘N3’는 밀리언셀러 돌파는 ‘기본’으로 잡고 있을 정도다.
한눈 팔지 않고, 10년째 개발작업에만 묵묵히 매진하는 이상윤 사장. 그가 있어 한국 게임산업 미래도 밝아 보인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