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지상파DMB 사업 권역이 6개에서 ‘비수도권 1개’로 급선회할 전망이다.
19일 MBC 관계자는 “최근 MBC 본사와 19개 지역 계열사가 모여 논의해 지역 지상파DMB 사업권역을 1개로 하고 MBC본사가 사업권에 도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도 내부적으로 ‘비수도권 1개 권역으로 해, KBS가 직접 사업권 도전에 나선다’는 입장을 정했다. 지역 지상파DMB 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MBC와 KBS가 같은 입장을 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6개 권역이 적정하다는 데 의견을 모아왔던 SBS 등 9개 민방도 이번 MBC의 전격적인 결정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방과 마찬가지로 MBC는 그동안 비수도권 1개 권역을 검토해 온 방송위원회와 달리 지방계열사 입장을 고려해 6개 권역을 주장해 왔다.
방송위 한 상임위원은 사견을 전제로 “지역 지상파DMB가 경제적으로 살아남으려면 비수도권 하나로 묶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지역MBC 등의 입장도 있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의 결정과 파장=MBC는 서울 본사와 지역 계열사 19개로 이뤄져 있다. MBC에선 그간 지역MBC 광역화가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이번 권역과 관련해서도 ‘수도권에서도 투자 대비 수익을 담보치 못한 상황에서 5, 6개로 쪼갤 경우 권역별 사업자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을 우려했다는 것.
MBC 본사는 그러나 ‘비수도권 1개 권역’ 주장이 자칫 ‘지역MBC의 광역화’와 맞물려 본사와 계열사간 갈등으로 증폭될 개연성을 고심해 왔다.
MBC 관계자는 “지역 사업권을 비수도권 1개로 하고, 본사가 사업권을 획득한 후 19개 지역MBC간 이해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지역MBC가 떠안을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성을 살리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황경욱 부산MBC 노조위원장은 “지역 지부장들은 지역성 구현을 위해 6개 권역으로 가야한다고 본다”며 본사 방침에 반대할 가능성을 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비수도권 1개 권역 순풍=MBC 결정은 방송위의 향후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방송위도 지역 지상파DMB의 자립을 위한 경제적 기반으로 ‘비수도권 1개’를 염두해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상파DMB는 수도권의 6개 사업자와 비수도권의 3개 사업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수도권 사업자이기도 한 KBS·MBC·민방(SBS)이 비수도권에서도 사업권을 획득하는 그림이 유력하다. 사실상 KBS·MBC·민방을 통한 지상파DMB 전국사업이 가능해질 수 있는 셈.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지상파DMB가 애초 지상파DTV의 이동수신을 보완하기 위한 매체였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이달 KBS·MBC·지역민방 등 관련 사업자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빠르면 다음달 도입 일정 및 정책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