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4인방을 주목하라’
제1금융권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좌우하고 있는 케이디씨정보통신·콤텍시스템·텍셀네트컴·효성인포메이션 등 4사에 대한 장비업체가 일선 직원들에 내려보낸 특명이다. 심지어 다국적 기업은 이들 4사를 통하지 않고는 은행에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작지만 강한 ‘4인방’=4사의 외형은 중소·중견기업 수준을 탈피하지 못했지만, 국내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은행권에서의 프로젝트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농협-케이디씨정보통신, 국민은행-콤텍시스템, 우리은행-효성인포메이션, 외환·하나은행-텍셀네트컴 등식이 성립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들 4사는 지난해 해당 은행에서 발주한 대부분의 신규 사업은 물론 유지·보수 프로젝트를 전담했다.
◇다국적 장비업체 ‘러브콜’=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 업체는 이들을 파트너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니퍼네트웍스·라드웨어·패킷티어의 경우 이미 은행권 공략을 위해 텍셀네트컴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경우다. 최근에는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 카샤, 고속 스캐너 업체 스캔옵틱스 등이 계약을 했다.
델컴퓨터는 서버 유지·보수 협력업체로 콤텍시스템과 관계를 텄고 알카텔은 케이디씨정보통신과 네트워크 장비 총판 계약을 맺었다.
◇은행권 공략 ‘지름길’=4사가 각광받는 이유는 단 한번, 단 1초의 시스템 장애도 허용할 수 없는 은행권의 보수적인 특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은행들은 오랫동안 무리없이 프로젝트를 해온 기업들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사도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다른 은행에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27억원 규모 기업은행 전산센터 종합 통신망 구축 사업을 수주한 텍셀네트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텍셀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오랜 파트너였다.
기존 네트워크 장비 영역을 바탕으로 스토리지와 서버는 물론 금융 분야에 특화된 스캐너까지 파트너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다국적 웹가속기 업체 대표는 “올해 은행권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4사 중 한 곳과 파트너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