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주식을 2대1로 감자한다. 나스닥 상장도 폐지한다.
하나로텔레콤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저평가된 주식을 정상화하는 방안으로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감자를 단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하나로텔레콤의 주식 수는 4억6335만3012주에서 2억3167만6506주로, 자본금은 2조3167억6506만원에서 1조1583억8253만원으로 각각 감소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말 단행한 구조조정 후속 조치로 기업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조치가 그동안 하나로텔레콤의 경영을 ‘재무적 관점’으로 일관해온 외자의 특성상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 수순’으로 보는 해석이 우세했다. 이에 대해 박병무 사장내정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번 결정은 “주주이익 증대와 주식교환 등을 통한 원활한 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대주주(외자) 매각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증시에서 하나로텔레콤은 감자발표 후 11.2%나 급락하는 등 요동을 쳤으나 막판 박병무 내정자의 기자회견 후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번 조치가 경영개선 자체의 목적보다는 주가 부양용이라는 해석도 있어 앞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A 증권사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안정화는 단기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네트워크 투자를 줄이고, 주파수(사업권)를 반납하는 등 통신사로서 사업 영위 의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인수메리트는 여전히 낮다”며 “자본금이나 자산규모 조정, 경영정상화는 부차적 요인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가 매각 정지작업이라 할지라도 실제 인수자에 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은 이날 실적발표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올해 TV포털 올인 전략을 제시했다.
제니스 리 전무는 “올해 3300억원의 투자 액 중 185억원을 TV포털에 할애해 하반기에 가입자 20만∼25만명을 확보하겠다”며 “이는 가입자 방어는 물론이고 IPTV 서비스로 진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용 셋톱박스는 월 3000원에 기존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에 임대할 계획이며 가입비는 1만2000원으로 잡았다.
또 초고속인터넷은 30만명의 순증 시장에서 최소 9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내전화는 25만∼30만명의 순증을 목표치로 잡았다. 특히 인터넷전화(VoIP) 기술을 이용한 시내전화 가입자는 올해까지 총 55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선손재권·기자@전자신문, shinhs·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