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할 땐 학예회 같았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의 나노산업 전시회로 성장했습니다.”
일본 나노 연구의 대가인 가와이 도모지 교수가 나노텍2006 행사 중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 나노텍 행사의 역사를 돌아보며 한 말이다. 정말 그렇다. 지난 2001년에 초라하게 시작한 나노텍은 5회째를 맞는 올해 참여 부스만 1000여개에 이르는 대형 전시회로 성장했다. 거대한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의 3개 홀을 가득 채우는 수준이다. 기초 소재에서 장비, 응용제품과 시스템, 가공기술, 측정·계측장비까지 나노 관련 산업의 전 분야에서 크고 작은 기업과 연구소들이 온갖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넓은 전시장이 3일 내내 사람들로 가득찬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 나노산업의 저변이 넓다는 뜻이다. 해외관도 크게 늘었다. 독일·영국·미국·스위스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국가관을 설치하고 일본 기업들에 구애의 손짓을 했다.
확고한 산업 기반과 넓은 저변 인구를 바탕으로 일본은 해외의 나노기술까지 끌어들이는 나노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자신감을 반영하듯 대부분의 일본 출품업체는 패널이며 브로슈어를 일본어로만 제작했다. 국제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부스에서도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우리가 아니다’는 자신만만한 태도다. 정보 유출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국가 전체가 나노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확실히 일본은 나노기술의 산업화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와 적잖은 격차가 있다. 모든 분야에서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나노기술의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려면 산업의 큰 흐름을 읽는 눈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종 산업 간, 산·학 간 교류가 필수다. 국내 관련 업계나 기관도 이런 공유의 장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 번 한다면 무섭게 달려드는 근성이 있다. 나노에서도 이 근성을 한 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나노텍 행사 땐 한국어 패널도 볼 수 있도록.
도쿄(일본)=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