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에 이어 디지털 케이블TV를 통한 TV뱅킹이 내달 시작된다.
CJ케이블넷을 필두로 큐릭스와 BSI 등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내달부터 줄줄이 TV뱅킹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다. 방송사업자에게는 TV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의미가 있고, 은행은 대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의미가 있다.
신개념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TV뱅킹은 향후 T커머스, T트레이딩 등과 연계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다. 그러나 TV뱅킹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위성방송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부터 TV뱅킹 서비스를 제공해온 스카이라이프는 조건을 달았다. 제일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스카이라이프 측이 제일은행과만 제휴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분야에서 첫 단추를 끼우는 CJ케이블넷의 TV뱅킹 서비스도 이용이 제한돼 있긴 마찬가지다. CJ케이블넷의 금융 분야 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자(DP)인 아이엠넷피아는 현재 우리은행과 농협 2개 금융기관과만 계약돼 있다.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활성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TV뱅킹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청자가 어느 은행의 고객이냐에 관계없이 TV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시중 은행 전체의 뱅킹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SO가 복수 DP사업자를 두거나 DP들이 모든 금융기관과 계약을 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금융결제원 등 책임 있는 기관이 총괄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식이 되든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TV뱅킹 서비스의 표준화 논의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비스 활성화는 단순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비자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뛰어난 서비스도 고객이 외면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IT산업부·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