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 입찰에 따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업체 선정 잡음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최저가를 제시하고도 결국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번 ‘2단계 통합경비보안시스템’ 입찰에서 탈락한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포스데이타가 문제 삼는 부분은 발주처인 공사 측의 입찰 공고 행태다. 공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입찰 공고에서 “기술적격 업체에 한해 ‘가격입찰서’를 개찰, 최저가를 제안한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 입찰 공고에는 정작 가격입찰서 양식이 없다. 대신 공사는 ‘가격제안서 전문 및 가격산출내역서’라는 문서 양식만 첨부했다. 사업비 323억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치고는 애초에 입찰 공고 자체가 ‘불친절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가격입찰 전부터 기술적격 업체로 선정된 사업자들은 입찰방식과 절차를 놓고 우왕좌왕했다. 실제로 SK C&C와 삼성SDS는 가격입찰서는 제출하지 않고 공고문에 첨부된 가격제안서 전문 및 가격산출내역서에만 입찰금액을 기입·제출했다.
반면 포스데이타는 가격입찰서를 공사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내려받아 입찰금액을 기입·제출했다. 이러는 와중에 포스데이타는 가격제안서 전문 및 가격산출내역서에는 가격입찰서에 써낸 금액과 상이한 입찰금액을 별도로 제출, 결국 이중가격을 제시한 꼴이 됐다. 동일 입찰가를 써내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LG CNS 역시 가격입찰서와 가격산출내역서를 동시에 제출하는 촌극을 빚었다.
문제는 공사 측 태도다. 지난 22일 열린 가격개찰 직후 이 사건이 불거지자 공사의 보안시설팀과 조달지원팀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공사는 지난 연말에도 1421억원 규모의 공항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입찰 자료를 공사 담당직원이 관련 업체에 몰래 넘긴 사실이 경찰에 의해 적발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2단계 공사에 올해만 1조원 이상의 돈이 몰리면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등 각종 IT 프로젝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친절한’ 발주를 기대한다.
컴퓨터산업부=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