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폰` VoIP 구원투수로…KT도 도입 검토

 ‘USB폰’이 초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전화(VoIP) 시장에 구원투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VoIP 사업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던 KT가 최근 국내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USB폰 도입을 위한 검토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니유저넷과 데이콤이 USB폰을 도입하기는 했지만 업계 1위 KT가 USB폰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는 VoIP 시장에서 관망세만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KT가 최근 일반 IP폰·영상 IP폰·VoIP게이트웨이 등 VoIP용 장비에 대한 기술 조사에 들어갔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USB폰은 별도 단말기나 헤드세트 없이도 메모리스틱을 컴퓨터의 USB포트에 꽂아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기다. 메모리스틱에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을 내장해 방화벽 등 어떤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설치와 조작이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또 모든 PC환경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고 가입과 인증절차 없이도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최근 무선랜 확산과 와이브로 상용화 등 이동성이 강화된 통신서비스 추세도 USB폰에 대한 매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070 인터넷사업을 시작한 애니유저넷은 초기 개인 가입자의 80%가 USB폰 서비스인 ‘아이엠폰’을 이용하는 고객이었다. 애니유저넷 이후 무한넷코리아·새롬리더스·데이콤 등도 USB폰 서비스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호텔·공항·전시장 등에서도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든지 ‘국내 요금’으로 편리하게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이 USB폰의 매력”이라며 “KT가 여러 변수를 고려한 뒤 적극적인 보급에 나선다면 VoIP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USB폰 도입을 최종 확정한 단계는 아니며 아직은 기술 조사에 나서는 수준”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다음달 사내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