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좋지만….”
요즘 정통부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다.
노준형 차관이 새 장관 내정자로 영전이 확정된만큼 정통부 내부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하다. 우려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인사 요인 또한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조직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새 장관 내정자의 캐릭터도 협력과 조화, 인화를 중요시하는 쪽에 속한다. 외유내강형이라고는 하나 물 흐르듯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에서 보듯이 급격한 변화보다는 순리를 강조하는 편이다. 혁신을 우선시해온 진대제 장관과 비교하면 캐릭터에서 상이하다. 이 때문에 혁신 속도조절에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게 많은 관료의 생각인 듯하다.
“좀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긴장하는 빛은 없고 온통 기대감으로 넘쳐난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만큼 새 장관 내정자에게 숨겨진 ‘패’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전문 정통관료로 함께 일을 해온만큼 별반 새로울 것도 없을 것이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진대제 장관과 노 내정자가 동거하는 상황도 그렇다. 현직 장관과 차기 장관이 한동안 함께 하는 기이한 체제가 탄생한 셈이다. 새 장관 내정자는 이달 하순께 국회 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게다가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고, 국무총리 또한 ‘골프 파동’으로 사의설까지 나오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마음놓고 국가를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어서 ‘화기애애’해야지, ‘패’를 다 안다고 해서 좋아한다면 문제다. 또 대통령-국무총리-장관의 사실상 공백기간을 틈탄 기강해이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조직의 특성상 그렇다는 얘기다.
부처간, 산업계간 현안이 수두룩한데 업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특히, 통·방구조개편 등 부처간 영역 다툼이 있는 곳에는 분명 치열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 자신들이 인정하듯 정통부가 상대해야 하는 부처는 모두 정치력에서 한수 위다. 긴장해야 함은 물론이고 내부 결속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패’라는 것이 항상 어느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는가. ‘다 당신들의 뜻’대로 됐으니 이제 더 긴장하고 더 분발하라는 게 업계와 국민의 요구이자 바람이다.
IT산업부· 박승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