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도 심각한 경쟁시대를 맞아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만 살아남는다.’
매장확보를 할 필요가 없는 등 초기투자 이후 큰 돈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던 인터넷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위해 지속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기 투자에만 집중해 온 인터넷기업들이 심각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자리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지속적인 투자시대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속속 등장하는 신생업체들에 선두를 빼앗기게 되는 상황까지 맞고 있다는 업계의 시각을 함께 전했다.
<>낮은 진입장벽이 오히려 경쟁 가속=커다란 물류창고를 갖춰야 하는 유통업체처럼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기업들은 일단 시장을 독점 또는 장악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업체들은 일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하려면 컴퓨터나 서버, 네트워킹, 장비, 스토리지 등 기술적인 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종업원이나 고객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어 스턴스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펙은 “투자 및 지출 문제는 모든 인터넷 업체들이 안고 있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전자상거래 업계 대부격인 아마존은 지난해 기술 및 콘텐츠 부분에 4억5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투자가 올해는 약 30% 늘어 5억8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본투자는 2005년 2억400만달러에서 올해 약 2억25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는 지난해 매출이 제자리 걸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개발 비용은 36% 늘려 3억2820만달러를 지출했다. 이에 앞선 2004년에는 개발 비용 증가치가 51%였다. 야후는 지난 3년 중 2년 동안은 매출 증가 만큼 자본 지출도 늘었다.
<>구글, 투자 경쟁사 자극=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잡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조지 레이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확장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엔지니어와 영업, 마케팅 담당 인력을 계속해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2005년 구글의 R&D 투자는 전년에 비해 2배로 늘었다. 4분기만 보더라도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이 3분기에 비해 47% 늘었다.
구글은 방대한 물류창고가 필요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컴퓨터 서버,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장비 구입 등 고객 서비스 운영을 위한 투자 비용으로 8억3800만달러를 지출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하기 위해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과 협력, 향후 3년간 10만대의 델 PC에 구글 소프트웨어를 설치한다는 조건으로 10억달러를 투자했다.
투자자들은 구글이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자 야후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웨어 업체로 시작해 인터넷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MS는 전체 매출의 15∼21%를 연구개발(R&D) 투자에 할애하고 있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 MS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개발, 검색 플랫폼, 영업인력 확대 등에 대한 투자로 MSN 인터넷 사업부의 수익성이 2006 회계연도에 떨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