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VD 시장이 할리우드 직배사들을 중심으로 ‘구매용(셀스루)’ 방식의 유통채널이 정착돼 부흥기를 맞고 있으나 한국영화 DVD는 여전히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브에나비스타·20세기폭스 등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국내 DVD 판매량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0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반해 한국 영화 DVD 판매량은 연간 약 300만개를 넘지 못하고 있어 한국 영화업계가 오프라인 부가판권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 정점에 달했던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국내 DVD 판매량은 2004년 34%로 급감했지만 지난해 다시 19%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520만 여개로 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대표 이현렬)가 국내서 처음으로 DVD 타이틀 가격을 무려 40% 낮춘 후 경쟁업체들도 DVD타이틀 가격하락에 동참한 데 따른 것으로 할인점 직거래시장 진출을 통한 ‘셀스루’ 정착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범선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 마케팅 차장은 “지난해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DVD타이틀이 부담없이 살 만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확고히 심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을 통한 직거래가 유통채널로 자리잡으면서 지난해 할인점을 통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9% 성장했다. 이와 함께 도매와 대여용 시장보다는 온라인판매가 급격히 늘어 DVD 시장에서의 셀스루 판매가 확고히 자리잡았다.
이처럼 직배사의 DVD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한국 영화 DVD 판매량은 2003년 이후 300만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평균 60%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 DVD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크린수 경쟁으로 점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산업 수익의 80%를 극장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영화 업계가 부가판권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영화 DVD 판매 부진은 투자지분을 시급히 회수하려는 영화 투자·제작사들의 관행, 고가의 제작환경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더 늦기전에 DVD 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DVD타이틀은 편당 1만3000원∼1만5000원선에서 구매할 수 있으나 한국영화 DVD타이틀은 편당 2만5000원∼3만원선으로 2배 가량 비싸다.
장동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무국장은 “한국영화 DVD 시장 비중이 1.7%에 불과하다”며 “이대로 가면 한국영화 DVD 타이틀 시장은 상징적인 의미만 남고 결국 사장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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