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빛의 제국

[클로즈 업]빛의 제국

◇ 빛의 제국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전기다. 19세기 말 미국의 발명가 3인은 각자 새롭고 기념비적인 빛과 에너지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들은 바로 미국의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꼽히는 토마스 에디슨, 시대를 앞서간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 그리고 카리스마 넘치는 발명가이자 기업가인 조지 웨스팅하우스를 일컫는다.

 ‘빛의 제국’은 이들 세 거인이 세기의 전기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을 둘러싸고 벌이는 파란만장한 서사시이자 과학 모험담이다. 저자 질 존스는 전력공급을 두고 벌이는 과학과 발명, 음모와 충돌에 대한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기록했다.

 가장 유명한 발명가인 에디슨은 의외로 자신의 회사를 위해 사형집행용 전기의자를 만들었다는 ‘엽기적인 일화’를 갖고 있다. 저자인 질 존스는 에디슨의 전기의자 에피소드를 접하고 그의 흉악하고 무자비한 면에 놀랐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것이 그가 전기와 그 역사에 관심을 갖고 결국 이 책을 쓰게 한 계기가 됐다.

 직류 방식으로 사업을 벌이던 에디슨은 점차 교류 방식 송전사업이 크게 성장하자 자신의 직류 방식만이 안전하다고 선전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에디슨은 뉴욕주의 교도소가 사형집행 방식으로 교수형 대신 전기의자를 채택하도록 로비했다. 더 나아가 라이벌 웨스팅하우스 진영의 교류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1890년 전기의자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직류와 교류의 우월성을 놓고 본격적인 전류전쟁이 시작됐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에디슨은 자신의 막대한 명성과 힘을 사용했다. 또 테슬라를 이용하고는 그를 무일푼으로 내쫓는 비열한 모습을 보였다.

 에디슨과 함께 전류전쟁의 중심에 있었던 니콜라 테슬라는 미국전기전자학회로부터 극찬을 받은 과학자였다. 특이한 몽상가였던 테슬라는 모든 행동이 3으로 나눠져야만 이상적이었고 사람들과 악수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는 웨스팅하우스가 재정난에 봉착하자 과감히 자신의 로열티를 포기했으나 정작 자신이 어려울 때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하루의 끼니를 걱정할 만큼 불운했다.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철도 에어브레이크와 자동신호 시스템을 발명, 국가 산업의 안정성과 생산성을 향상시켰지만 에디슨의 백열전구처럼 화려한 발명품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악덕 자본가의 전성기에 정직하고 명예로운 기업가가 존경받고 가치있는 회사들을 건설하며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과학자였다. 에디슨의 직류 진영에 맞서 싸운 전류전쟁에서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둔 교류 진영의 대표다.

 전류전쟁은 웨스팅하우스, 테슬라, 교류진영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만약 직류와 교류 진영이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다면 전기기술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전기는 인류 역사에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기록됐고 지금도 전기에 의해 산업 및 예술발전은 물론이고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있다.

질 존스 지음·이충환 옮김, 양문 펴냄, 2만3500원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