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DVD]

 

○뜨거운 오후 SE

유난히 사회파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공공의 적’ ‘야수’ 등의 작품들과 함께 시루니 루멧 감독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요즘이다. 손석희 아나운서가 꼽는 영화로도 알려진 ‘뜨거운 오후’는 사실 이번이 거의 최초의 제대로 된 한국 공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우보이 영화를 좋아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기대를 무참히 꺾어놓은 미드나이트 카우보이가 단칼에 금지 영화가 되었던 시대에 게이 연인의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다가 미디어의 총아가 되는 이 영화가 특별한 대접을 받기는 어려웠다. 또 두 주연 배우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와 함께 알 파치노의 30대 모습을 대표하는 작품이지만 그에 필적하는 와일드한 연기를 볼 수 있으며 게이 애인으로 출연한 존 카잘 또한 대부의 프레도 형 역할과는 또다른 연기파의 면모를 피로한다.

○부활 감독판

드라마 제목이 결국 스스로의 운명을 예고한 드라마. ‘부활’이 선택한 소재는 복수다. 복수는 사랑만큼이나 흔한 소재이지만 그러나 부활이 여타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되는 지점은 이 복수극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느냐에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두 형제의 시점을 현란하게 오가는 부활은 한국 TV 드라마로선 드물게 미스터리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 미스터리 극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고 극의 긴장감을 비교적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것이 일차적인 강점이다. 물론 이야기의 힘이 강하다고 해서 부활이 캐릭터들의 매력에 소흘한 드라마는 아니다. 주요 인물 4명이 모두 아직 스타로 대성하지 못한 신인급 연기자들을 캐스팅하는 모험수를 두었지만 이 모험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의 흡인력과 주조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여기에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공들인 영상미, 속도감 넘치는 편집이 더해진 부활은 한국 드라마의 천편일률적인 스토리에 질려버린 사람들에겐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은 신선함을 전해줄 것이다.

○알리바이

알리바이 컨설턴트라는 색다른 직업을 소재로 한 스릴러 ‘알리바이’는 시종일관 느긋하고 유쾌하다. 세상 남자 4명 중 1명과 세상 여자 10명 중 1명이 바람을 피운다는 통계로 시작하는 영화는 그러한 바람 피는 사람들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신종 직업에 종사하는 능글맞은 스마트 가이 레이(스티브 쿠간)와 그의 매력적인 파트너인 섹시 우먼 롤라(레베카 로민)의 이야기. 승승장구하던 이들은 VIP 고객의 살인사건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줬다가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데 고객이 아닌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레이의 모습과 함께 머리 아프지 않은 가벼운 퍼즐로 짜여진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에 더해 셀마 블레어, 샘 엘리어트, 존 레귀자모, 제이미 킹, 제리 오코넬 등의 눈에 익은 배우들의 대거 등장도 큰 볼거리다.

DVD는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에 돌비 디지털 5.1, 2.0 트랙으로 본편을 수록했으며, 스페셜 피쳐는 메이킹 다큐(약 22분), 포토 갤러리, 예고편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