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출시예정이었던 도시바·캐논 연합의 차세대 평판TV인 ‘표면전도형전자방출소자디스플레이(SED) TV’출시가 내년 말로 연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이같이 보도하고 이에 따라 현재 세계 평판TV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CD TV와 PDP TV의 ‘양강 구도’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말 SED TV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이나 양산화 일정 등으로 LCD·PDP를 앞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시바와 캐논의 출시 연기는 LCD와 PDP TV의 가격 인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SED TV를 출시해도 가격 경쟁력에서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04년 SED TV를 공동 생산해 각자 브랜드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이래 캐논 공장에서 시제품 생산을 위해 이미 200억엔을 투자한 상태다. 이 밖에도 도시바의 히메지 공장에 양산 라인을 갖추기 위한 비용으로 1800억엔을 따로 책정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바·캐논연합의 계획차질은 SED TV 생산 계획을 발표하던 당시 인치당 1만6000엔이었던 PDP TV 가격이 1년 반 만에 1만엔 밑으로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도시바는 8일 SED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캐논은 이미 지난 1월에 발표된 5개년 사업계획에 SED 프로젝트를 포함시켜 놓고 있다.
일본 LCD TV 시장 3위인 도시바는 50인치급 모델에서 SED TV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었지만 SED TV 출시지연으로 대형 모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됐다.
캐논도 TV를 제품 라인에 추가함으로써 현행 디지털 카메라·캠코더·프린터 등 주력 제품군의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LCD와 PDP TV간의 가격 전쟁이 계속 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07년 말에 SED TV가 등장하더라도 그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SED TV 출시까지 앞으로 18개월 안에 평판 TV시장이 성숙기에 이른다면 도시바와 캐논은 SED TV를 판매할 수 있는 기회 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