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통사의 알맹이 없는 보고서

김민수

 최근 모바일게임산업협회는 SK텔레콤으로부터 귀중한(?) 자료 한 건을 받았다. 이동통신사가 파트너격인 모바일게임산업협회에 자료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이 자료는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SK텔레콤의 공식 요청에 따라 기자에게 직접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협회가 진정으로 원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업계가 원하는 월별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건수, 게임 장르별 다운로드 현황, 모바일게임 다운로드시 게임 개발사가 85%를 가져가는 정보이용료 시장규모 등은 담겨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모바일게임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정보를 이통사에 요청해왔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시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핵심적으로는 현재 개별 업체의 매출규모나 이통사의 무선 데이터 매출을 역추정해서 얻을 수밖에 없는 정보이용료 시장규모에 대해 목마르다. 이를 파악해야 공급 과잉 등을 판단해 업계의 해묵은 과제인 구조조정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월별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추이를 정확히 집계해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대략 400∼500개 업체가 난립해 있다. 이 중에는 3∼4명의 개발자가 모여 만든 업체가 절반이 넘는다. 흔히 알려진 이통사에 종속적인 구조 외에도 모바일게임이 이른바 ‘산업’ 영역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다.

 이통사가 무선데이터 매출 외에 정보이용료 규모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무선 데이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국민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거니와 상대적으로 초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이용료가 공개되면 더 궁지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이통사의 차세대 먹거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장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파트너로 인식되는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대범함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미약하나마 이번 자료 공개를 통해 첫발은 디딘 셈이다. 진정한 파트너의 조건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디지털문화부·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