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세빗(CeBIT) 2006’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콘테스트인 ‘iF디자인2006’(International Forum Design)상을 휩쓸다시피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국 휴대폰 업체의 잔치가 됐다. 특히 올해는 휴대폰 빅3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외에 팅크웨어·엠피오 등 휴대가전 분야 벤처들까지 상을 받아 디자인 코리아 위상을 한층 높였다. ‘iF디자인’상 수상작들은 CeBIT 박람회 기간에 관람객들의 집중적인 관심 대상이 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iF디자인’은 지난 54년 제정된 이래 미국 IDEA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이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디자인 품질과 소재 적합성, 혁신성, 환경에 대한 배려, 기능성, 사용 편리성, 심미성, 안정성, 내구성 등 10개 항목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수상은 우리 휴대폰 업체들이 세계 디지털전자 제품의 기술과 디자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 주는 긍정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작년 12개보다 2배 이상 많은 25개 수상작을 내면서 ‘CeBIT2006’ 참가 업체 중 최다 수상기록을 세웠다. ‘블루블랙2’를 비롯해 40인치 LCD TV, 50인치 PDP TV, 미니켓 포토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고루 상을 받아 디자인 역량을 세계에 널리 자랑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 한 해 미국의 IDEA, 독일의 iF·레드닷, 일본의 G마크, 중국의 iF차이나 등 세계 권위의 디자인상을 100개 이상 수상한 바 있다.
LG전자는 ‘타임머신 PDP TV’ ‘초콜릿폰’ 등 11개 제품으로 상을 받았다. ‘타임머신’ 기능이 있는 50인치 PDP TV를 비롯해 초콜릿폰, 슬림형 DMB폰, 벽걸이형 프로젝터, LCD 모니터, 셋톱박스 하드디스크형 DVD리코더 등 디지털가전과 휴대폰, MP3P 등 전 분야에서 수상했다. 팬택계열도 지문인식폰 ‘G-6200’(GSM)과 스카이브랜드의 디자인 컨셉트폰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 같은 휴대폰 업체들의 대거 수상은 자랑할 만하다. 잘 알다시피 제품 기술력이나 품질 못지않게 이제는 디자인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디자인은 기업에는 이익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만족을 주는 수단이다. 보기 좋고 쓰기 편리하며, 기업이 만들기도 쉬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디자인이다. 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 해도 보기에 좋지 않고 쓰기에 불편하다면 소비자는 외면할 것이다. 디자인은 또 무한한 상상력과 표현력을 발휘하는 무공해 산업이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상은 우리 기업의 디자인 능력이 곧 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그러나 우리가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디자인 능력 향상과 더불어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 감성을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은 전문인력이다.
최근 출시된 일부 휴대폰이 기술적 요소를 감성적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고객에게 감동을 줌으로써 인기를 끄는 것은 참고할 만한 일이다. 고객은 더는 휴대폰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나 ‘내 손 안의 종합 디지털 컨버전스 단말기’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휴대폰을 마치 목걸이나 반지 등과 같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 만큼 디자인이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디자인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