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통신서비스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이동중에 초고속인터넷 이용과 휴대인터넷,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지금보다 5배 이상 빠른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HSDAP), 언제 어디서나 방송 시청이 가능한 서비스(DMB), 단말기 하나로 이동전화와 유선전화를 이용하는 서비스(원폰)는 현재 시장에 출시됐거나 조만간 우리 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게 될 신규 통신 서비스들이다. 이른바 이동통신시장의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도래할 전망이다.

하지만 관련 연구를 하면서 접하는 소비자 반응은 지금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술·속도 등 경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느낌이다. 개념적이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조사를 살펴보면 좋은 서비스라는 것은 알지만, 새로운 통신 서비스로써 실제 생활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하는 측면에서는 별로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하다.

오히려 보기 좋은 디자인의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수 있을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이에 따른 소비자 만족도 역시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 있기 때문으로, 새로운 서비스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디자인과 가격 같은 조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통신사업자와 관련 업체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를 충분히 준비했으면 한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시간과 시장에 쫓겨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던 수많은 서비스 실패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가 획기적인 기능과 편리함으로 소비자의 상당한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시장의 다수를 형성하는 보수적인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잊지 말고 준비해야 하겠다.

이정환 ETRI 마케팅 전략 연구팀 연구원 dreameden@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