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연합(EU)에 반독점 공방과 관련한 공개청문회를 요청, 반독점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를 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가 14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European Commission)에 오는 30일 개최할 비밀 청문회를 공청회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고 15일 보도했다.
25개 EU 회원국에서 파견된 관리들이 참석하는 EC의 공청회는 항상 비밀리에 개최되며, 관련된 기업이나 민감한 사업 비밀의 공개하지 않도록 돼있다.
그러나 MS는 이번 청문회를 공청회로 개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자신들이 EC의 반독점 판결을 충실히 이행해 왔고 EC의 조사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MS에게 이 청문회는 EC의 MS에 대한 반독점 공방과 관련한 최종 명령을 앞두고 자신을 변호할 마지막 기회다.
MS는 자사가 반독점 판결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EC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하루 최고 200만유로(240만달러)의 반독점 벌금을 내야 한다.
EC는 지난 2004년 3월 MS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다며 SW 업체들에게 윈도 소스 코드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EC는 지난해 말 MS가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MS는 자사가 최근 몇 주 동안 EC와의 반독점 공방 과정에서 중요한 문서에 대한 접근을 거부당해 왔고,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경쟁사들이 EC의 조사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꾸준히 불만을 제기했다.
MS는 EC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EC와의 싸움을 공개적인 곳으로 끌어냄으로써 동맹군을 확보하려 해 왔고, 급기야 지난 달에는 EC의 최신 반독점 명령에 대한 장기간의 변호 내용을 자사 웹 사이트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MS 대변인은 14일 FT에 “우리는 이 사건에서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한 조사를 보증하기 위해 비밀스런 청문회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포기한다”며 “이 사건은 MS 뿐 아니라 유럽의 기업과 산업에도 심각한 함축을 내포한 치명적이고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MS가 비밀 청문회를 공청회로 개최하도록 EC를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C는 이미 지난 2월 기업들이 비밀 청문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MS의 이런 요구를 거부했었다고 밝혔다.
EC 대변인은 “(공청회를 열 경우) 다양한 당사자들이 방청객을 상대로 펼칠 주장들이 이 문제에 빛을 던져주기 보다는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