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가 오는 2010년까지 나노기술, 로봇, 홈오토메이션(HA) 등 6개 산업에 총 320억 대만달러(미화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미래첨단산업육성정책에 나선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대만정부는 대만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대거 중국 본토로 이전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자국내 독자 산업기반의 붕괴를 우려해 이러한 지원책을 약속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서열 3위인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총리)은 최근 국가 과학기술 자문그룹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부터 2010년까지 첨단산업육성에 대대적인 정부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정부지원금의 3분의 2에 달하는 200억 대만달러(미화 6억1500만 달러)를 나노기술분야에 최우선 순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120억 대만달러는 로봇과 RFID, 전자종이, 자동차 전장품, 홈오토메이션(HA) 등 5개 첨단분야에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대만 과학기술 자문그룹의 린펑친 회장은 “대만기업들이 나노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외 기술인력을 영입하는데 정부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최근 양안 간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대만의 전통 제조업은 물론 가전제품, 반도체 등 첨단산업까지 줄줄이 중국본토로 공장을 이전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만정부는 산업 공동화 현상을 막고 자국내 고용촉진에 도움이 되는 첨단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이다.
대만 산업기술연구소(ITRI)의 한국인 애널리스트 김미경씨는 “대만경제가 중국에 예속되지 않으려면 나노기술처럼 중국이 아직 접근 못하는 첨단산업에 매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대만의 대표적 제조업체들은 나노기술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레진을 제조하는 이터널 케미컬의 경우 회사 매출의 10%를 반도체 웨이퍼를 세척하는 나노소재로 얻고 있다.
대만최대의 전자부품업체 혼하이 프리시즌은 지난해 나노기술R&D센터를 세우고 향후 3년간 120억 대만달러(미화 3억7000만달러)를 광학부품, 배터리, LCD 등 나노제품 개발, 생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나노산업은 기술부족으로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겠지만 향후 대만의 첨단산업기반을 유지하는 전략이 될 전망이다.
IT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08년 대만의 나노매출은 약3000억 대만달러(미화 92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20%에 불과한 규모이다. 하지만 나노 화장품, 고어텍스 면사, 항균 변기 등 나노기술을 이용한 신상품 수요가 급증할 2010년경에는 대만의 나노매출 규모가 1조 대만달러(미화 308억달러)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김미경 애널리스트는 낙관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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