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가 13일 표준화관련 작업의 미비로 플레이스테이션3(PS3) 출시를 오는 11월로 6개월이나 연기키로 공식 발표하면서 소니에게 몰아닥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출시지연의 직접적 원인은 로스엔젤레스 소재 AACS(Advanced Access Content Security )컨소시엄과의 복제방지장치 기술협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합의를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 블루레이기술을 사용하는 PS3의 출시가 6개월이나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이는 소니와 도시바 간 싸움인 차세대 DVD 포맷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미래 디지털기기들이 들어 찰 이른바 디지털거실에 PS3라는 `트로이목마`를 심으려는 소니의 노력까지 무산시키고 있다.
당장 PS3 출시 연기로 라이벌인 도시바가 이달 중 HD DVD를 선보이면서 마케팅에서 한수 접어주고서도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게다가 업계 분석가들의 우려와 분석도 소니에게 상당히 불리한 쪽으로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제품에 복잡한 기술을 모두 녹여넣기 위해 PS3출시가 지연되는 것이 사실인가, 라는 의문에서부터 PS3출시로 인해 미래의 블루레이 DVD플레이어 시장을 깎아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억측들이 그것이다.
소니가 PS3 출시를 지연한 전후 배경을 살펴보면 결코 출시지연 후폭풍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없는 몇몇 요소까지 복선으로 깔려있다.
소니의 출시지연은 결국 새로운 PS3 하드웨어(콘솔) 안에서 △이전 PS버전과의 호환성 확보 △블루레이디스크플레이어 가동 △고속 광대역 네트워크 연계라는 3가지 문제를 동시에 녹여내야 하는 문제를 풀지 못한데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또한 구타라기 겐 사장이 말하는 “PS3는 복합적 기술을 녹여 넣은 제품”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80년대 VCR테이프 표준 규격 전쟁때에도 복잡한 규격인 소니의 베타백스가 JVC의 VHS규격에 패한 경험을 거론하면서 복잡한 기술의 불리함을 지적했다.
이러한 기술적 복합성은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5월말 내놓을 블루레이 DVD플레이어는 999달러로, 도시바 HD DVD 플레이(499달러)의 2배나 되는 고가여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지가 주목거리라는 것이다.
소니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PS3의 출시가 지연되더라도 출시만 된다면 향후 디지털거실의 핵심 기기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미데 히로시 KBC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니가 PS3에) 최신 기술을 집대성함으로써 (일단 구입만 하면) 모든 가정에서 가장 장수할 제품이 될 것”이라고 소니의 전략을 분석했다.
FT는 PS3에 대해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하나의 기기에 최신기술을 집대성함으로써 더 비싸졌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광범위하게 보급된 저가 DVD의 사용을 감안할 때 고객들이 PS3를 선택하려면 소니가 연기한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