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라는 말이 요즘 마치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그러나 그 말에는 공통된 해석이나 이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전에 사용되던 용어들은 예로 e는 전자적이라는 기술적인 용어의 약자였고, m은 이동통신이라는 극히 제한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의 u는 오랫동안 전자공학에서 사용해 오던 마이크로의 뜻으로 써오던 u와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 또 마이크로의 엠(m)을 그리스 문자 뮤(Μ)의 소문자(μ)로 쓰려다 로마자로 모양이 비슷한 u로 표현해 온 것인데 여기서도 극히 과학적이고 한정된 정확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라틴어에서 나온 말인데 신(神)은 동시에 여러 곳에 편재돼 있어서 누구나 언제 어느 곳에서나 신을 접할 수 있다는 루터의 신(神)의 편재론에서 나왔다. 그렇게 보면 유비쿼터스는 시간과 공간을 함께 말하는 4차원적인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용어는 전혀 기술적인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기 나라 안 어디에서나 통화가 되면 유비쿼터스가 완성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유비쿼터스를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는 벌써 전국 방방곡곡 통화가 되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유비쿼터스에 대한 우리만의 확실한 정의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의 실현은 사실 두 단계로 봐야 한다. 그 첫 단계가 위에서 이야기한 사람과 사람 간 통신의 유비쿼터스 실현이다. 그 다음 단계는 사람과 사람은 물론이고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사람, 사물과 사물 사이에 의미 있는 통신의 실현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통신혁명 시기는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76년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때 전자교환기 도입을 추진해 통신의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했고 메티콘타 M10CN의 도입에서 교환기 개발이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렇게 보면 IT강국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30년이 걸린 셈이다.
우리나라 통신망은 80년대 완성된 유선 전화망과 80년대 전화망 확충을 위해 개발한 TDX교환기 뒤에 등장한 90년대 CDMA 이동통신 시스템으로 무선 통신망을 확충함으로써 제1단계의 유비쿼터스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다. 제2단계는 유비쿼터스 음성용 망을 인터넷 망으로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쉬울 것 같다. 유선망은 ADSL의 급속한 보급으로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확충되는 과정을 우리는 1998∼2002년 경험했다. 그러나 이동통신도 cdma2000 1x와 cdma2000 1x EVDO가 도입되면서 소위 유비쿼터스 인터넷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전송속도나 가격 면에서 초고속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와이브로(WiBro)와 같은 경제적으로 초고속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구조가 전국적으로 확산돼야만 유비쿼터스 기반구조를 갖췄다고 말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말하는 유비쿼터스는 위에 정의한 유비쿼터스의 2단계 구축을 의미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사실 하드웨어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기본이지만 하드웨어 설계자의 기본 설계 목적을 모두 생활화해 설계자 이상의 활용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인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강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 양승택 동명대학교 총장 yang@ti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