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홍콩 포시즌스 호텔의 ‘대덕 이노폴리스(INNOPOLIS:이노베이션 & 테크노폴리스) 외자유치 로드쇼 2006’ 행사장,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뿌리를 둔 6개 벤처기업 관계자의 표정에서 결의와 긴장이 묻어났다. 위월드(차량 및 해양 위성안테나), 이노플러스(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인텍플러스(반도체 검사장비), 이머시스(3차원 입체음향솔루션), 한국터보기계(에어베어링 활용 터빈), 리드제넥스(라이프 스타일 신약) 등이 각각 나스닥 진출, 투자유치, 수출 등 그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행사에 나왔다.
이들은 지난 14일(현지시각)에도 미국 팰러앨토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현지 투자자(벤처캐피털)들과 격전(?)을 치른 뒤 홍콩으로 건너왔기에 피곤함이 역력했지만, 더욱 긴장했다. 홍콩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한국 벤처기업들을 더 잘 알고, 그만큼 관심도 더 높아서다.
지난해 9월 ‘대덕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가 6개 벤처기업의 첫 외자유치 나들이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 징검다리를 지르밟고 HSBC 프라이빗 에퀴티, 시티그룹 벤처캐피털 인터내셔널, 베어링 프리이빗 에퀴티 아시아, 메릴린치, 인텔캐피털 등 굴지의 투자회사(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이 대덕 이노폴리스 외자유치 행사장에 나타났다.
HSBC 프라이빗 에퀴티는 4, 5월께 대덕특구 6개 외자유치 희망기업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아직 확정해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몇몇 기업과 투자사는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제휴, 채널(판매대행)파트너의 가능성까지 조율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승용 KTB벤처스 대표는 “지난 2000년 IT거품이 꺼진 뒤에는 벤처캐피털 패러다임이 바뀌어 최소한의 투자로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Capital Efficient Business)에 치중한다”며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싸게 제조해서 파는, 즉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비타민’보다는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처럼 반드시 필요한 ‘진통제’와 같은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물 안 개구리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제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비타민)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우물 밖 세상(외자유치)은 ‘당장 매출과 이익이 없더라도 기술과 시장이 확실(진통제)’해야 통한다.
홍콩=경제과학부·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