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불의 잔
해맑은 동화 분위기에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성장 드라마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준 ‘불의 잔’. 어른들과 원작의 팬이 아닌 사람들이 즐기기엔 약간 단조로웠던 1, 2편에 비해 3, 4편에서는 주인공들도 새롭게 성장을 거듭하며 캐릭터의 개성도 확립되었고 사건의 갈등구조도 심화되어 영화 자체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DVD 타이틀로서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항상 수준급의 퀄리티를 보여줬었지만 그렇다고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DVD 매체의 황혼기에 등장한 대작 타이틀로서 기대감이 없진 않았지만 불의 잔 역시 그 이전의 전통에 충실한 듯 보인다. 다양한 배경과 조명 속에서 촬영된 화면은 튀진 않지만 안정된 화질을 선보인다.
나이트 워치
러시아 최초의 블록버스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티무어 베크맘베토크 감독의 ‘나이트 워치’는 러시아에서 5백만의 관객을 동원 러시아 영화 흥행사의 기록을 모두 새로 쓴 기념비적인 영화다.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판타지 영화는 수세기에 걸쳐 전쟁을 치뤄온 빛의 전사 나이트 워치와 어둠의 전사 데이 워치의 전투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부럽지 않은 완성도로 그려내며 자국영화 점유률을 5%에서 35%까지 끌어올리는 기적의 선봉장이 되었다.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3부작으로 제작 중인 나이트 워치는 이미 2편 데이 워치가 제작 완료되었고, 3편 더스크 워치는 제작 준비 중인데 쿠엔틴 타란티노 등의 미국 영화광들에 의해 재발견되어 20세기폭스가 판권을 구입해 미국 내 배급과 함께 현재 리메이크까지 계획 중이다.
DVD의 영화 본편은 1.85: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에 돌비 디지털 5.1 트랙을 지원하며 감독 코멘터리 데이 워치 프리뷰 등을 스페셜 피쳐로 수록했다.
싸움의 기술
백윤식을 위한 백윤식에 의한 백윤식의 영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 백윤식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쳐나는 ‘싸움의 기술’은 유무형의 폭력으로 가득한 이 부조리한 세상을 정면으로 통과하는 한 소년의 성장기다. 자식에게 무관심한 아버지로 인해 상업고를 다니는 병태(재희)는 이런저런 이유로 철저하게 왕따 신세다. 하지만 맞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병태에게도 꿈이 있었으니 그것은 강해져서 자신을 괴롭히는 이 세상을 뒤엎어버리는 거다. 그리고 어느 날 그의 앞에 전설의 고수 판수(백윤식)가 화려하게 등장한다. 이에 병태는 찰거머리처럼 그에게 달라붙어 결국에는 싸움의 기술을 익히게 된다. 싸움의 기술의 이야기는 제자가 스승에게 무술을 배워 악당을 무찌른다는 것으로 이는 성인 남성에게 익숙한 무협지의 기본 플롯이다. 신한솔 감독은 이 무협지의 영원불멸한 테마를 현대로 옮겨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현실적인 처세술을 독특한 감성으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