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콘텐츠 글로벌 기업군에 거는 기대

 정부가 글로벌 매출규모 세계 5위를 목표로 오는 2010년까지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문화 콘텐츠 4개 기업군을 육성키로 했다고 한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동력 산업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군 육성은 기업의 문화 콘덴츠 산업 참여를 유도하고 나아가 산업 활성화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신과 방송 융합과 다양한 미디어 등장 그리고 유비쿼터스 환경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 콘덴츠 확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미디어가 등장해 서비스를 시작해도 결국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덴츠를 보유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은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올해 △글로벌 콘텐츠 제작지원 △글로벌 고객확보 지원 △보완적 인프라 지원 △사업융합화 지원 등 4대 전략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이번 정책은 그 핵심이 기업의 글로벌화 및 선도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및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 콘덴츠 정책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으나 이번 종합적인 지원 추진은 기대할 만한 일이다. 지원대상도 이제까지는 주로 중소기업이었으나 앞으로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및 대기업도 그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점을 고려해 중소기업은 자금위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법적·제도적 지원에 무게를 두기로 한 것도 바람직한 조치다.

 잘 아는 것처럼 지식서비스 산업은 IT를 활용해 기존 산업의 융합을 촉진하고 가치를 증대하는 고부가 가치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문화예술 산업의 가치사슬은 IT 지식기반 영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며 문화 콘텐츠산업이 그 주역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갈수록 문화 콘덴츠 산업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우리 문화 콘텐츠 산업도 이런 추세에 따라 날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산업은 외국에 비해 아직 질적·양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다른 산업 분야와 다르게 창의력이 경쟁력의 원천이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기업규모나 기술력 그리고 배급과 유통, 수출 등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외국 업체는 기업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국내 문화 콘텐츠 제작업체는 대다수가 중소규모여서 자체 작품을 제작해 유통하기보다는 하도급 제작 또는 라이선싱에 머물고 있다. 중소기업은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도 외국의 콘덴츠 배급 및 유통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출 규모 300억원 이상 기업이 전체의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다행히 이번에 정부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지원을 위해 기획·제작의 글로벌화를 비롯해 현지화 지원,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력양성에 나서기로 했다니 기대해볼 만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기업 간 불공정 거래를 막는 일이다. 글로벌화 이전에 제값 받고 거래할 수 있어야 중소 콘텐츠 업체가 성장할 수 있다. 특히 불법복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근절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 정책은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주무 장관이 바뀌면서 기존 정책도 바뀐다면 정책 일관성이 유지될 수 없다. 문화 콘텐츠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면 문화콘텐츠가 질이나 양적인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는 곧 IT강국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