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W는 평평하다?

김인순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는 없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어느 나라에서 개발됐는지가 무엇 때문에 중요합니까.”

 브라이언 박스만 핸디소프트글로벌 영업 및 운영담당 이사(COO)는“고객은 좋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데 개발 기업의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며 기자에게 오히려“한국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왜 질문하냐”고 되물었다.

 박스만 이사는 시스컴과 US인터넷워킹·바스테라 등 미국 내 SW 기업에서 18년간 영업과 마케팅 담당 부사장 등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지난해 핸디소프트글로벌에 입사한 그는 그저 핸디소프트 제품의 우수성을 보고 팔아볼 만하다는 확신에서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현지 고객에 필요한 부분을 갖춘 우수한 SW를 만들면 어떤 고객도 어느 나라 제품이냐고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영업에 힘입어 핸디소프트는 미국 법인 설립 9년여 만에 지난해 말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SW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핸디소프트가 40여개 미국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납품하고 전세계 270여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핸디소프트는 한국 SW 기술력과 현지 마케팅 및 영업을 최적의 조합으로 만드는 데 노력했다. 물론 핸디소프트글로벌은 흑자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그들의 글로벌화 노력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지속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토머스 프리드리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란 책에서 제시된 대로 IT혁명으로 국가 간의 경계는 허물어진 지 오래다. 특히 IT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SW에 국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세계의 모든 나라와 기업은 무한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세계화는 우리SW 기업에 큰 기회다. 5년여간 미국 시장을 개척해온 국산 SW기업은 엄청난 수업료를 치렀다. 이런 노력 끝에 이제 미국인은 한국 SW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취업하고 있다. 세계화 속에 한국 기업이란 꼬리표는 이제 작은 장애물에 불과하다. 그 어떤 기업보다 가장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국내 SW기업들이 시대의 흐름 속에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비엔나(미국)=컴퓨터산업부·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