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의 성장성이 가시화되면서 전용 수신기에 이어 DMB 모듈 시장도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현재 상용 모듈을 출시한 곳만 20개사 이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듈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객관적인 품질 검증기준이 없어 시장 난립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춘추전국시대=프리샛·아이트로닉스·광성전자 등 선발 DMB 모듈 업체에 이어 티비케이·삼영전자·한국단자공업·게이트로직·LG이노텍·퍼스텔·픽스트리·온타임텍·MDS테크놀로지·메리테크·카텍·햄펙스 등 20여개사가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 USB형 수신기를 출시한 일부 기업도 모듈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곳까지 합치면 모듈 업체 수는 더 늘어난다. 지상파DMB 장비와 단말기를 개발하던 기업이 사업영역 확대 차원에서 모듈을 출시한 경우도 있고, 부품 업체가 가세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DMB 칩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새로 DMB 모듈 사업을 하기 위해 문의하는 일이 많다”며 “모듈 생산업체만 5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쟁과열 양상=아직까지 지상파DMB 서비스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제한돼 있다. 모듈 업체의 증가는 한정된 시장을 놓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기와 소모전력을 줄이는 등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하락이다. 차량용 모듈은 초기 제품에 비해 가격이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규 업체가 저가로 출시하면서 기존 업체들도 따라 나섰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품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저가 모듈은 데이터방송 수신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지원되지 않는다. 김근도 프리샛 부사장은 “구입시 가격도 중요하지만 해당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향후 기술 지원 여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증수단 마련 및 시장확대 시급=시장 난립을 막을 대안으로 품질 검증수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직접적인 모듈 기준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상파DMB 단말기 품질기준 권고 표준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르면 다음달 제정될 권고표준안에는 수신감도·사용자인터페이스(UI)·데이터서비스 확장성·디지털오디오방송(DAB) 기능 구현 등에 대한 기준이 담길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확대를 통한 경쟁완화도 신속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모듈 업계를 포함한 지상파DMB 장비관련업계 종사자는 지상파DMB 전국화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화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해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