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휴대폰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전화주십시오.”
오영환 동부일렉트로닉스 사장이 ‘팹리스들이 과거 동부아남반도체에 크고 작은 불만이 있었다’는 기자의 말에 답변한 짧고 의미심장한 문장이다. 이제 사장은 물론이고 동부일렉트로닉스의 모든 임직원은 고객 불만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경청해 고쳐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동부일렉트로닉스(구 동부아남반도체)가 사명 변경과 함께 ‘고객 중심 서비스 회사’로의 변신을 공식 선언했다.
물론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5월 오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취임 일성으로 오 사장은 “크든 작든 고객은 모두 고객이다. 이야기하지 말고 들으라”고 강조했다.
사실 구 동부아남반도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객인 팹리스 반도체 설계 업체로부터 ‘을 자리에서 영업을 하면서도 갑 스타일이 몸에 배어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고객의 시각은 안중에도 없다’는 심한 말이 들릴 정도였다. 단지 이런 이유 때문에 해외 파운드리로 발길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한 국내 팹리스 업체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 팹리스 업계가 동부일렉트로닉스에 거는 기대는 크다. 국내 유일의 순수 파운드리 업체기 때문이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가 세계에서 그 이름을 떨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우수한 파운드리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사실 구 동부아남반도체는 지난해까지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다. 많이 호전되고 있으나 올해도 적자 폭을 줄이는 정도가 예상된다. 주변 환경 변화가 가장 큰 이유지만 주문이 밀렸던 시기에 ‘일부 고객을 푸대접한 것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제 변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순수 파운드리는 우리 시스템 반도체산업 발전과 반도체산업 균형 발전,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모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중화권 나라는 파운드리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는’ 혹은 ‘눈에 뻔히 보이는 지원’을 하면서 자국 반도체산업 육성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회사 임직원의 휴대폰을 크고 작은 모든 고객에게 열어 놓겠다는 사장의 ‘고객 중심 마인드’. 사장의 이 같은 마인드 때문에 한국 팹리스 반도체설계 업계는 ‘국내 팹리스와의 상생 성장’을 강조하는 동부일렉트로니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