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자동차가 지갑?

 ‘자동차 자체가 지갑이다.’

일본정부가 올여름 이후 자동차용 고속도로 전자통행료징수(ETC)시스템을 주유소,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지불 수단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성은 이날 가칭 ‘ETC 전자지갑화’를 위한 설명회를 개최, 올 여름 이후 현재 비공개인 ETC 암호번호를 민간기업에 개방해 기업이 판독기만 만들면 차 소유자의 계좌에서 요금을 징수토록 할 방침을 밝혔다.

한마디로 자동차 자체가 고속도로에서는 물론 시스템판독기를 확보한 점포에서 전자지갑역할을 하게돼 운전자가 지불을 위해 하차하거나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게 된다.

국토교통성은 지금까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ETC 암호번호 개방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기술적으로 보안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방침을 전환했다.

이 시스템 이용을 원하는 기업들은 암호번호 판독기를 설치하고 결제를 희망하는 ETC 장착 운전자와 사전에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원래 ETC시스템은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자동으로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 개발됐는데 요금소에 설치된 안테나로 차량에 장착된 전자카드 정보를 읽어내 과세하게 되며 일본에서는 약 1100만대에 설치돼 있다.

일본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60%에 불과한 ETC시스템 활용률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국토교통성은 ETC 개방 대상으로는 주유소, 편의점, 주차장, 레스토랑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관련시장규모를 연 8조엔(약 66조원)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대폰을 지갑 대신으로 사용하는 휴대폰 결제 등이 새로운 요금지불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차 전자 지갑화’의 등장으로 일본의 전자결제시장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