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상시 특별퇴직제도 첫 도입

 이동통신 선두업체인 SK텔레콤이 사상 처음으로 올해 상시 특별퇴직제도를 실시한다. 이는 직원이 회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주는 동시에 전직기회를 주자는 취지지만, 최근 통신시장 전반이 성장정체에 다다르면서 그동안 가장 많은 수익을 냈던 SK텔레콤조차도 본격적인 ‘관리경영’ 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올해 10년 이상 근속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특별퇴직제도’를 시행키로 하고 최근 신청접수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SK텔레콤의 상시 특별퇴직제도는 개인사정이나 전직을 원하는 10년 이상 근속 45세 이상 직원이 퇴직을 희망하면 언제든지 퇴직금 외에 최고 50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는 제도다. 신청 직원은 직급 구분 없이 사내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선별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또 시행 첫해인 올해에 한해 만 5년 이상 근무자도 부서장 추천을 거쳐 특별퇴직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상시 특별퇴직제도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일종의 직원 보상제도일뿐, ‘구조조정’을 위한 경영합리화 방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명예퇴직을 받는다면 특정시점을 정해서 필요한 인원만큼 삭감하는 게 관행이지만 이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회사 구성원 중에는 자발적으로 퇴직을 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기여한 공로를 상시 보상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수펙스·SKMS’ 등 SK그룹이 강조해왔던 경영기법의 퇴직관리 항목을 올해부터 구체화한 제도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안팎에서는 그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해왔던 SK텔레콤이 최근 수년간 성장정체를 맞으면서 장기적으로 비용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통신시장이 빠르게 성숙해왔던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드물었을 뿐 이미 성장기반을 상실한 해외 통신사업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관행처럼 굳어져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도 마침내 본격적인 관리형 경영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대두하고 있다. 가장 많은 종업원 수에 인건비 부담이 컸던 KT는 이미 유선시장 포화가 몇년 전부터 가시화하면서 지난 2001년 정기 명예퇴직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KT는 매년 분기별로 정기 명퇴제도를 운용,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정년 시한인 만 58세까지 남은 기간을 따져 최대 기본급 45개월치를 얹어 특별명퇴를 실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가끔 전직을 지원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있으면 분기별 명퇴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 수십명에 그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