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삼성전자 간 보조금 분쟁이 일단락됐다. 지난 7일간 혼란에 빠졌던 이동통신 시장도 안정을 되찾아 다행이다.
지난 7일간 삼성전자 직영 유통폰 판매 비중이 높은 SK텔레콤 이동통신 대리점들은 울상을 지었고, 소비자는 혼란과 불만에 가득했다. 그동안 누리꾼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네티즌은 보조금 2만5000원 분담에 관한 양사의 논리와 주장보다는 그동안 이들 대기업에 하고 싶었던 불만과 감정을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실제로 양사의 보조금 관련 기사에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해 달라는 다소 점잖은 요청에서부터 SK그룹과 삼성그룹을 싸잡아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SK텔레콤은 통신요금을 인하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 달라(네티즌A)’ ‘삼성전자도 이번 기회에 을의 처지를 진정으로 한번 느껴볼 필요가 있다(네티즌B)’ 등 다양하다.
사실 양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초우량 기업이다. 이들도 티격태격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 눈에는 각자의 이해와 자사 이기주의 관철이라는 냉정한 모습만 보였지 정작 중요한 ‘소비자’는 보이지 않았다고 받아들인다.
특히 SK텔레콤이 삼성전자가 일반 판매하는 유통폰에 보조금은커녕 개통까지 금지시키는 것은 기업 생존의 원천인 소비자를 볼모로 한 지나친 처사라는 반응이 많았다. 삼성전자에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면서도 소비자의 혼선과 피해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지혜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의 ‘갑’의 지위가 확고했던 삼성전자 역시 이번 사태로 ‘을’의 서러움(?)을 맛보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아직 양사의 구체적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대표기업 간 볼썽사나운 싸움은 면했다. 하지만 통신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삼성전자의 막강한 단말기 파워와 SK텔레콤의 이통 지배력이 충돌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양사의 이번 사태가 일시적 갈등 봉합이 아니라 소비자 편익 제고라는 한 차원 높은 경쟁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IT산업부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