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일본 디지털 카메라업계에 ‘생산 개혁’이 화두로 떠올랐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캐논을 위시한 일 업계가 생산공정 무인화 및 생산·관리 정보화 등을 통한 본격적인 개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수위인 캐논이 내년 말까지 국내 생산 공장의 4분의 1을 ‘무인화’하는 사상 유례없는 생산 개혁에 착수했고 최근에는 모든 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현황을 일괄 관리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도 구축했다. 올림푸스·펜탁스 등도 중국, 필리핀 등 현지 공장의 생산 및 판매 체제를 잇따라 혁신하고 나섰다.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 업체들의 생산 개혁은 △보급률 증가에 따른 판매 감소 △수년 간 지속되고 있는 가격 하락 경쟁 등을 효율적인 생산과 판매를 통해 극복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 하락은 일본에 이어 미국·유럽 등으로 확산돼 지난 해 이후 1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캐논은 국내 총 생산액(약 10조원)의 25%에 해당하는 조립공정을 무인화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캐논은 올해부터 2010년까지 추진하는 ‘신경영계획’을 통해 순이익을 5000억엔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핵심 축이 바로 ‘무인화 공장’이다.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은 “일본의 공장들이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개혁이 절실한데, 아직 절반 밖에 개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4위인 올림푸스는 중국 광둥성에 있는 주력 공장의 조립 라인을 전면 교체했다. 지금까지 종업원이 일렬로 일하는 ‘직선형’ 라인을 ‘곡선형’ 라인으로 바꿔 부품 및 본체 조립을 한꺼번에 가능토록 했다. 회사 측은 “생산 품목의 급작스런 변경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신제품 생산개시까지의 기간을 20% 이상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올림푸스는 지난 해 3월 말 현재 2.0개월이었던 디지털 카메라 자산 회전기간을 9월 말까지 1.4개월로 앞당겼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2004년 238억엔 적자였던 디지털 카메라를 포함한 영상 부문 실적이 2005년에는 적자 폭을 거의 없애는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올해는 흑자화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8위인 펜탁스는 ‘물류·판매체제’를 개선했다. 일본 내 7개 영업 거점을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개 도시로 집약시켜 효율화했다. 여기에 미국 페덱스와 제휴해 필리핀 현지 공장에서의 세계시장 납품을 직접 방식으로 바꿔 재고 부담을 크게 줄였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