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경기 벤처 지원 기관]제2의 벤처 붐, 경기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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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5월 경기도 안양으로 사옥을 옮긴 벤처업체 현우전자 주성숙 사장.

 그는 지난해 말 급히 자금이 필요했다. 주 사장은 여기저기 자금줄을 찾다 우연하게 안양시에 자문했고, 시는 5억원을 선뜻 지원해줬다. 주 사장은 “시 공무원이 수시로 회사를 방문해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물어와 큰 기대없이 말했는데 이렇게 쉽게 풀릴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LCD 및 휴대폰 부품 장비개발사로 성남에 소재한 SE디스플레이의 권기문 사장도 지자체 덕을 톡톡히 봤다. SE디스플레이는 2003년 성남에 자리를 잡은 후 시 산하 성남산업진흥재단의 도움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며, 수출 계약도 앞두고 있다.

 권 사장은 “굳이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성남은)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도 편리하며 지자체 지원까지 확실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도가 중소·벤처의 요람으로 급부상중이다. 이는 경기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 그리고 이들의 산하 중소·벤처지원기관이 앞다퉈 지원에 나선 결과다. 특히 정부의 3만개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계획에 맞춰 이들 정부와 기관들은 기업 유치 및 기존 영세 중소기업들의 기술 접목을 통한 혁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중기청은 올해 핵심사업으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육성계획을 수립해 펼치고 있다. 이 제도는 ‘창업 및 벤처 활성화’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CEO)의 혁신교육 실시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 투자마트 개최, 창업상담실 운영, 창업보육센터 입주·졸업기업 생산제품 홍보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분당벤처밸리를 관리중인 성남산업진흥재단은 분당을 포함해 성남 소재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후원자다. 분당벤처밸리는 정부의 ‘2005년 벤처활성화 대책’이 본격화한 지난해 8월, 3년여의 공사 끝에 완공된 곳. 분당벤처밸리의 중심인 분당벤처타운은 부지 5370평에 연면적 7만563평의 2개 타운(Ⅰ·Ⅱ)으로 이뤄졌으며 이곳에는 지멘스·인텔 등 다국적 IT업체 그리고 SK C&C, NHN 등 국내 대표 IT벤처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성남재단은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해 지난해 관내 기업들이 2억50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하는 성과를 올렸다. 재단은 올해도 수출 지원사업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벤처협회의 활동도 주목된다. 협회는 올해 수원시 고색동 수원지방산업단지에 ‘수원첨단벤처밸리’ 아파트형 공장조성사업을 펼친다. 이 사업은 지상 10층, 지하 1층의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설립을 통해 가시화된다. 협회는 또한 중소기업 인력지원과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 등을 펼쳐 명실상부한 경기도 대표 벤처단체로서 위상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 안산·안양·부천·용인시 등 각 지자체도 벤처지원에 여념이 없다. 안산시는 반월·시화공단의 생산혁신 클러스터를 통한 지역경제 기반 구축에 나서며, 부천도 경영자금·기술·수출 등 세 가지 분야를 선정하고 지원을 강화한다.

 경기도 지자체 그리고 중소벤처지원기관들의 이 같은 노력은 그대로 관내 벤처기업 수 증가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14개월간 경기도에 새롭게 등록한 벤처기업 수는 전체의 29%인 955개사다. 이 숫자는 서울(1109개사, 33.7%)에 비해선 적지만 수적으로 3·4번째인 대구·경북(234개사, 7.1%)과 대전·충남(179개사, 5.4%)에 비해서는 4배 이상 많았다.

 김봉한 성남산업진흥재단 사장은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에 맞춰 관내 중소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도록 독려중”이라며 “재단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성남을 혁신형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클러스터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앙정부가 지역 산업에 밀착 지원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현장 중심의 지원기관이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곽인섭 경기벤처협회 전무도 “경기도가 체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벤처가 몰려들고 있다”며 “특히 임대료가 저렴해 제조시설을이 필요한 벤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