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본 2위의 이동통신사업자 KDDI가 도쿄전력의 댁내광가입자망(FTTH) 사업을 인수·통합하면서 본격 시장경쟁을 선언, 일본 통신업계가 FTTH를 둘러싼 불뿜는 시장경쟁에 들어갔다.
FTTH 사업에 사활을 건 KDDI는 보다폰을 전격 인수한 소프트뱅크와 함께 부동의 1위 NTT그룹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면서 벌써부터 3개 통신그룹 간의 뜨거운 가격경쟁과 함께 다양한 FTTH 서비스 개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까지 광케이블을 까는 FTTH는 초고속통신의 한 종류지만 전화, 인터넷 접속, 영상 전송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날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현재 일본내 FTTH 계약자 수는 총 400만여 회선이며 최대업체인 NTT동서가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KDDI, 도쿄전력인수로 날개달다=3세대(G) 이동통신사업 분야에서 사실상 NTT도코모를 제친 KDDI는 FTTH에서도 NTT그룹의 아성에 도전한다. 도쿄전력의 FTTH 망을 인수하는 형태로 사업 통합해 일거에 NTT그룹, 유선방송최대업체인 USEN에 이어 3위로 부상했다. 두 회사는 올 4월 별도의 FTTH 브랜드를 선보이고 새로운 서비스 및 요금 체계를 추가할 예정이다. 기존 두 회사의 브랜드는 사라지지만 당분간 현행 서비스는 계속 된다.
KDDI의 FTTH 사업은 독자적인 회선없이 NTT로부터 회선을 빌려 운영돼 계약 건수가 14만건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해 왔다. 자체적인 회선을 보유한 도쿄전력과의 통합을 통해 회선 대여비 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NTT 초고속통신으로 대응=NTT그룹은 올해 말까지 FTTH 서비스의 계약자 수를 현재의 약 2배인 600만건으로 늘릴 계획이다. FTTH 서비스를 통한 초고속 통신시대로의 전환이 노림수. 이를 위해 올해와 내년에만 자그만치 약 7000억엔∼8000억엔을 쏟아 붓는다. 600만 가입자에 도달하면 유선전화 가입 세대 및 법인의 거의 10%가 FTTH 가입자가 되는 셈이다.
NTT는 동·서 지역회사의 FTTH 서비스 ‘B프랫트’가 1월 말 현재 합계 약 300만 회선 계약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 유선전화 가입자의 신규 가입을 적극 추진해 연내 300만 회선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오는 2010년까지는 유선전화 가입자의 절반인 3000만 세대 및 법인을 FTTH에 가입시킨다는 목표로 이달부터 개인에겐 통신위성(CS) 방송인 스카이퍼펙트커뮤니케이션스와 공동 판매도 시작했다.
◇통신전반 가격경쟁 점화=사업자들의 가입자 수 확장 경쟁으로 일 FTTH 평균 보급률은 연말까지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FTTH는 유·무선을 연동시킨 요금 및 서비스 때문에 통신 전반에 걸친 가격 경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이미 NTT그룹이 NTT동서지역회사의 유선전화와 도코모의 무선전화 요금을 합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계열사인 소프트뱅크BB의 FTTH 서비스와 보다폰의 무선전화 요금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