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 미래는 있다.”
지난 7일 텔레매틱스산업협회가 주최한 워크숍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일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언젠가는 킬러앱이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휴대폰 컬러링 같은 서비스만 개발된다면 단번에 투자비용 회수는 물론이고 황금시장 선점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우리나라에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첫선을 보인 지 5년째다. 외형적으로 이동통신 3사와 자동차 회사들이 텔레매틱스 마케팅과 홍보에 본격 나서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방송사들까지 TPEG 기반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에 가세할 태세다.
뭔가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은 초라하다. 국내 텔레매틱스 서비스 이용자는 50여만명에 불과하다. 1년에 10만명씩 늘어난 셈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1500만명 이상에 달하는 자동차 운전자의 생활에 일대 변화를 가져다 줄 킬러앱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과 차별화된 콘텐츠 부재 역시 시장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높은 단말기 가격과 유료서비스 사용료 역시 운전자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텔레매틱스 전용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 허용, 텔레매틱스 단말기 장착 차량에 대한 세제 지원 등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췄다.
텔레매틱스는 5년간 시운전만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을 제외하고 텔레매틱스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기대를 걸며 기웃거렸던 중소 업체는 손을 털고 있는 실정이다. 미련은 남지만 더는 버틸 수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텔레매틱스가 수요 창출에 실패한 반면 내비게이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단말기 시장은 합리적 가격과 고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컬러링 같은 서비스를 찾으려는 업계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돼야 할 것 같다.
제주=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