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디지털 유목민 시대로의 회귀는 이동성의 극대화를 지향한다. 따라서 이동하는 인간과 물리 공간 그리고 가상의 정보공간을 끊임없이 연결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바로 이것이 텔레매틱스다.
통신과 정보과학의 합성어인 텔레매틱스는 GPS 위성항법 기술, 자동차, 컴퓨터 및 이동통신 기술의 결합을 의미하며 유무선 통신망으로 정보를 교환, 운전자와 차량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할 수 있는 장치와 서비스를 말한다.
텔레매틱스 서비스에는 △도로안내 및 교통정보제공 등 내비게이션 기능 △안전·보안 △고객관계관리(CRM) △엔터테인먼트·생활편의 정보가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의 핵심은 좌표를 기반으로 하는 위치추적기술로서, 기존의 GPS뿐 아니라 유럽연합에서 추진중인 갈릴레오 위성항법시스템이 상용화되면 더욱 정교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북미지역은 자동차량진단·긴급구난 등 안전·보안 서비스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수익모델 관점에서는 단말기 판매보다는 서비스 이용료 중심의 사업전개 양상을 보인다. 일본은 안전·보안 서비스 제공보다는 VICS(Vehicle Information & Communication System)로 교통정보를 실시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교통정보와 경로안내 서비스 위주 시장이 형성돼 있다. 유럽은 북미와 일본의 중간적 형태로 내비게이션 정보와 콜 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원격 정보제공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GPS와 이동통신을 연계해 좀더 저렴한 물류차량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는 지난 2003년부터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이동통신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가 중심이 돼 텔레매틱스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운행속도나 주행거리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텔레매틱스 단말기 부착이 앞으로 합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러한 단말기 기술이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기술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통신 인프라와 융합한다면 교통부문에 편중돼 있던 텔레매틱스를 종합서비스 비즈니스 모델로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서울·수원·울산·원주시에서는 시내버스에 GPS, 광역 이동통신시스템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버스 위치를 추적하고 앞·뒤차 간격 조절, 정류장 도착시간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능형교통체계와 연계해서 원스톱으로 종합교통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와이브로·DMB 등 초고속 멀티미디어 이동통신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대용량 대화형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텔레매틱스는 단말기, 자동차 제조업체, 이통통신사업자, IT서비스 업체 등과 연계해 반도체와 물류산업을 동반성장시킴으로써 국내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세계시장을 열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 활성화에 가장 필수적인 단말기 보급정책과 전국 단위의 실시간통합 교통정보서비스 구현을 위한 표준화·정책조정이 미흡해 관련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매킨지의 텔레매틱스 시장예측 보고서(2010년 예상치)는 각종 규제, 표준화, 사용자의 수용도 등에 따라 최소 130억달러에서 최대 1000억달러까지 편차가 매우 큰 시장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술과 예측 가능한 서비스 그리고 사회적 역기능 등을 묶어 단계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이에 기반한 각종 인터페이스 표준화, 정책의 일관성 등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행착오 최소화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텔레매틱스는 개별 기업이나 정부조직 또는 소수 핵심기술만으로 이루어내기 어려운 산업이므로 정부 관계부처·연구소·학회·기업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조광균 삼성SDS 상무 kwangkyun.cho@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