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네트워킹과 콘텐츠 `두 토끼 사냥`](https://img.etnews.com/photonews/0604/060413014710b.jpg)
지난 7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영상 견본시인 ‘밉TV·밀리아 2006’에서 우리나라 회사 두 곳이 수상했다. CJ케이블넷은 올해 신설된 ‘에미상 국제 인터랙티브 서비스 부문’에서 ‘헬로D’라는 디지털케이블 서비스로 영국의 세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상을 받았다. 또 YTN은 방송위원회와 영국 BBC가 주관한 ‘콘텐츠 360’의 DMB 모바일콘텐츠 부문에서 ‘비바 박지성’으로 수상했다.
방송위원회가 KBS·MBC·YTN·티유미디어와 함께 마련한 지상파DMB 및 위성DMB 시연장에서는 세계 방송인이 ‘원더풀’을 연발했다. 이처럼 뉴미디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네트워킹·솔루션·콘텐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30년 전인 77년 우리나라 최초로 나를 포함해 세 방송사 대표 6명이 밉TV에 참가했을 당시엔 외국 큰 부스에서는 상담 예약조차 사정을 해야 가능했던 터였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100여개 회사와 300여명이 참가했다. 지상파 4사와 케이블방송·위성·독립제작사·만화제작사 등의 부스도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며 연일 붐볐다. 행사장 정면에 부착된 KBS 광고판은 대회장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 미디어청장인 스나이더는 DMB 부스와 DMB 콘퍼런스를 보기 위해 일부러 하루 일정으로 방문했다. 방송위가 주관한 아시아 방송인 조찬 모임이나 저녁 DMB 칵테일 파티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앞으로는 더 잘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끔 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밉TV·밀리아 2006에서는 기존 콘텐츠 시장에 중요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우선 ‘모바일 빌리지’와 ‘인터랙티브 존’이 신설돼 몇 년 전과는 다른 경쟁이 촉발되고 있었다. 주최 측 총책임자인 폴 존슨도 앞으로 글로벌 트렌드는 모바일 방송이라며 우리나라의 역할에 고마워했다.
콘퍼런스에서도 화두는 방송·통신 융합이었는데 인터넷과 미래TV, 모바일과 기존 TV관계 등을 중심으로 온디맨드·모바일·인터랙티브 등이었다. ‘실시간 휴대이동 방송’ 세션에선 MBC의 이정택 박사와 티유미디어의 안회균 상무가 참석한 가운데 DVB-H를 주창하는 독일 MCMO포럼 대표, 미디어플로를 내세운 퀄컴 대표, 3세대 기반 휴대이동방송을 내년에 선보이겠다는 에릭슨 대표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통신사업자들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시장 흐름을 읽는 데 바빴다.
그렇지만 DMB 등 뉴미디어 앞날이 순탄치 않겠다는 걱정이 앞선다. DVB-H가 대세를 이루는 유럽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도전적인 경쟁자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모바일 콘텐츠 분야는 영국 등의 유럽국가에서 기존 인터넷 인터랙티브 제작 포맷이나 기술을 이용한 창의성 있는 작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네트워킹 부문에서도 노키아를 정점으로 하는 DVB-H는 유럽이라는 기반을 갖고 있다. 또 기존 통신사업자의 DMB에 대한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가 ‘네트워킹과 콘텐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현명한 정책과 사업가의 치밀한 계획 및 대비가 절실하다. 우선 DMB는 유럽 DAB 기반 위에 우리 기술이 접목된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 이른바 ‘테크놀로지 카피’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결국 DMB에서 소비자가 즐길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내고 글로벌 콘텐츠를 얹어서 보급해야 한다. 정책당국으로선 사업자가 DMB 등 뉴미디어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기반을 확보한 사업자가 국제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 ‘글로벌 브랜드화한 또 다른 한류’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전략도 필요하다.
끝으로 행사 기간에 보도됐던 밉TV 뉴스의 특집 헤드라인 몇 개를 소개한다. 국내에 안주할 때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굿바이 TV, 헬로 콘텐츠’ ‘고정 편성식 지상파 뉴스, 한물 갔는가’ ‘앞으로 프라임 타임은 우리들의 차지-AOL’
◆박준영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jypark@kbc.go.kr